착취·폭력 여전한 성매매 현장…“여수 사건 언제든 재발”

착취·폭력 여전한 성매매 현장…“여수 사건 언제든 재발”

입력 2016-09-28 14:06
수정 2016-09-28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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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업 착취 구조 ‘성매매방지법 12년 지나도 달라진 것 없어’

전남 여수에서 지난해 발생한 유흥업소 여성 종업원 사망사건은 착취와 폭력이 사라지지 않은 성매매산업의 고질적인 병폐에서 비롯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광주 성매매피해상담소 ‘언니네’는 성매매방지법 시행 12주년을 맞아 28일 광주시의회 예결위 회의실에서 여수 유흥주점 종업원 사망사건을 통해서 본 성산업 착취 구조와 여성인권 실태 및 대응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사건을 세상에 알린 언니네는 피해자 가족과 동료를 상담한 지난해 11월 24일부터 법원에 항소심이 접수된 올해 7월 18일까지 진행과정을 공개하고 드러난 문제점과 남은 과제를 발표했다.

언니네는 여수 한 유흥주점에서 여성 종업원이 업주 폭행 피해로 의심되는 뇌사에 빠졌다가 20여일 만에 숨진 사건이 동료 종업원의 내부 고발마저 없었다면 단순 질식사로 묻힐뻔했다고 설명했다.

늦은 밤 밀폐된 공간에서 여성이 위중한 상태로 발견됐지만 경찰 신고 시스템은 없었고, 이틀 뒤 피해자 가족이 진정서를 제출하고 나서야 공식 수사가 시작됐다.

언니네는 사건 직후 업소 CCTV 기록장치를 실은 것으로 보이는 차량이 다른 장소로 옮겨지고 닷새가량 머문 뒤 떠나는 동안 결정적인 증거에 대한 수집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경찰 초동 수사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또 9명 고발인의 일관되고 구체적인 진술에도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업주에 대한 구속수사가 늦어져 증거 인멸과 진실 은폐에 나선 이들이 시간을 벌었다고 주장했다.

언니네는 문제 업소에서 과거 성매매 행위가 적발돼 관련자가 입건됐음에도 1년여 만에 법원 판결이 나오고 사건으로 업소가 문을 닫으면서 행정처분 기회를 놓쳤다고 덧붙였다.

검찰의 법 해석에 대해서도 아쉬운 점을 지적했다.

업주가 여성을 고용할 때 선불금을 주고 성매매로 갚게 하는 수익구조였음에도 종업원에게 지급한 돈을 범죄수익으로 보지 않고 몰수·추징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발인 9명이 가해자 측 변호인으로부터 ‘업주와 공생관계다. 선불금을 갚지 않을 의도로 사건을 주도했다’는 발언을 듣는 등 법정에서 인권을 보호받지 못한 점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선불금과 각종 벌금으로 묶인 거액의 빚 때문 피해자를 포함한 여성 종업원이 성매매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습적인 폭행과 폭언으로 조성한 공포감은 여성들을 억압하는 또 하나의 통제수단이었다.

업주는 사채업자를 거쳐 선불금을 제공하고 ‘마담’을 통해 여성들을 관리해 법망을 빠져나갈 방안을 꾀했다.

업소를 드나든 공무원과 경찰은 공권력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여성들이 기관에 도움받기를 포기하게끔 하였다.

김희영 언니네 상담소 소장은 “착취 구조 속에서 여성이 처한 현실과 인권유린 실태를 여실히 보여준 여수 사건은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며 앞으로도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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