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V 감염인 치과 갔더니 비닐로 의자 둘둘…서울시 “인격침해”

HIV 감염인 치과 갔더니 비닐로 의자 둘둘…서울시 “인격침해”

입력 2016-09-02 10:12
수정 2016-09-0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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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HIV 감염인 인권침해 예방 가이드라인 마련

HIV(에이즈 원인 바이러스) 감염인 A씨는 지난해 10월 스케일링 시술을 받으러 서울시립병원 치과를 찾았다가 굴욕적인 경험을 했다.

담당 주치의의 안내에 따라 ‘장애인 구강진료실’로 갔더니 진료용 의자는 물론, 칸막이와 주변 물건까지 모두 비닐로 둘둘 덮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A씨는 ‘내가 이렇게 무서운 사람이구나, 내가 그렇게 더러운 존재인가’라는 생각에 굴욕감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HIV 감염인 인권단체 등이 그달 기자회견을 열어 “HIV 감염인을 차별하지 말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은 조사에 들어갔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민인권보호관은 HIV가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보다도 전염성이 낮고, 혈중 바이러스가 낮은 사람으로부터는 전파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감염내과 전문의의 의견에 주목했다.

또 해당 병원의 HIV 관리지침에 HIV 감염인 치과 진료 시 장갑이나 마스크 착용 등 일반적인 감염관리만 규정돼 있고, 칸막이 등 주변 물건까지 비닐을 덮어야 한다는 내용은 없는 대한치과감염관리협회 지침 등을 근거로 병원 측이 A씨에 대해 지나치게 감염관리를 했다고 봤다.

시민인권보호관은 지난달 병원 측이 A씨의 인격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해, 이 병원 치과 직원을 대상으로 인권교육을 했다.

나아가 HIV 감염인 진료 과정에서 일어나는 인권침해 예방 가이드라인을 세울 것을 서울시장에게 권고했다.

시민인권보호관은 서울시와 소속 행정기관, 서울시 출자·출연기관, 자치구, 시 사무위탁기관, 시 지원 복지시설 등에서 업무수행과 관련해 일어난 인권침해 사항을 조사할 수 있다.

서울시는 이번 결정에 따라 HIV 감염인 인권침해 예방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진료 시 일어날 수 있는 차별을 사전에 막기로 했다. 시립병원, 감염병관리본부, 인권 전문가, 관련 단체가 함께 머리를 맞댄다.

전체 시립병원을 대상으로 시 인권센터에서 추천하는 강사가 진행하는 인권교육도 한다. 이달 12일에는 치과가 있는 시립병원 8곳의 치과 의료진을 대상으로 치과감염관리교육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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