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블로그] 무늬만 가격 차등 영화표 팝콘·탄산음료는 폭리…공정위 ‘철퇴’는 어디로

[현장 블로그] 무늬만 가격 차등 영화표 팝콘·탄산음료는 폭리…공정위 ‘철퇴’는 어디로

강신 기자
강신 기자
입력 2016-08-25 22:42
수정 2016-08-2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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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영화 한 편 보는 데 얼마가 들까요. 부부가 중학생 자녀와 함께 주말 오후에 멀티플렉스 극장을 찾았습니다. 손에 팝콘과 콜라를 들고 영화관에 들어갑니다. 여기까지 적어도 3만 9500원이 들어갔습니다. 주말 성인 요금은 1인당 1만 1000원, 청소년 9000원에, 팝콘과 콜라 세트는 8500원이고요. 팝콘이 큰 사이즈라면 1500원이 추가됐으니 4만 1000원이군요. 한때 더운 여름에 비교적 저렴하고 시원하게 여가를 즐기려고 가는 곳이 극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영화표 값이 무섭게 올랐습니다.

●관객 몰릴 때 가장 비싸 사실상 인상

지난 3월 CGV를 시작으로 4월 롯데시네마, 7월 메가박스가 연쇄적으로 가격차등제를 도입했습니다. 이전 이른 아침(조조)과 일반으로 나눠 다른 요금을 받던 것을 주말과 평일, 시간대별로 세분화한 겁니다. 언뜻 보면 합리적인 듯하지만 꼼꼼히 따져 보면 ‘사실상 인상’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우선 CGV만 볼까요. 기본 좌석인 스탠더드존이 1만원, 프라임존이 1만 1000원, 이코노미존이 9000원입니다. 전체 좌석 가운데 38.6%가 프라임존입니다. 스탠더드존은 이보다 1.6% 포인트 많고, 이코노미존과 장애인석은 각각 17.2%, 4% 정도입니다. 볼 만한 좌석은 거의 프라임존인 거죠. 롯데시네마는 금~일요일 오후 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메가박스는 같은 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1만 1000원을 내야 합니다. 결국 직장인이나 가족 모두가 영화를 볼 시간에는 최고가를 적용했습니다.

그래서 ‘인상’인 겁니다. 2016년 상반기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지난해 대비 0.9%인데 이들 극장은 1만원에서 1만 1000원으로 단숨에 10%를 올린 셈입니다. 게다가 팝콘과 탄산음료를 함께 파는 ‘콤보’ 상품은 세 극장에서 똑같이 8500원에 팝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조사한 콤보 상품의 원가가 1813원이니 4.7배를 붙였군요.

●‘콤보’ 상품은 원가의 5배 육박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25일 서울 서대문구 CGV신촌아트레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영화 티켓과 팝콘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이들 세 극장을 공정거래위원회에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신고했습니다.

이미 참여연대 등은 2015년 2월 영화관 매장 내 폭리 행위, 무단 광고 상영, 주말 영화포인트 사용 불가 등에 대해 공정위에 신고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공정위는 지난 1월 광고 상영에 대한 무혐의 처리를 내렸을 뿐입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나머지 3개 사건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라고만 밝혔습니다. 1년 4개월째 눈치만 보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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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 기자 xin@seoul.co.kr
2016-08-2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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