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판매점 점원이 고객 명의로 수천만원 소액결제
구치소에서 2개월 보름 동안 수감돼 있다가 출소한 A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수감 기간 휴대전화 요금이 부과되지 않도록 통신사 서비스를 정지해 놓았는데 석 달간 밀린 요금 450만원을 내라는 고지서가 나왔기 때문이다.
A씨가 놀라 통신사에 문의하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 400여만 원이 수십 차례 소액결제 된 사실이 확인됐다.
A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수사를 벌여 A씨의 명의로 몰래 휴대전화 소액결제를 한 범인으로 부산과 김해에 있는 휴대전화 판매점 종업원 박모(22)씨와 최모(22)씨를 붙잡았다.
친구 사이인 둘은 빚에 시달리며 유흥비 등이 늘 모자라자 범행을 계획했다.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판매점을 찾아오는 손님 중 휴대전화를 일시 정지하는 사람들을 눈여겨봤다.
이들 가운데 이민자나, 구치소에 수감되는 사람, 노인 등 휴대전화 요금 고지서를 확인하지 않는 사람들을 노렸다.
박씨 등은 이들이 정지한 휴대전화를 몰래 되살린 뒤 이들 명의로 유심칩을 새로 발급받아 자신의 휴대전화에 꽂은 뒤 소액결제를 마구 했다.
소액결제로 산 물건은 되팔아 현금으로 바꿨다.
A씨 뿐만 아니라 이들에게 당한 피해자만 20명이었고, 피해 금액은 3천100만원에 달했다.
최씨는 또 업무를 하면서 알게 된 손님 3명의 개인정보로 휴대전화를 새로 개통해 자신이 사용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휴대전화 판매점의 경우 원칙적으로 점주만 통신사 서버에 접근이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판매점들이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사장의 아이디를 직원들까지 자유롭게 쓰게 한다고 밝혔다.
최씨 등이 일하는 판매점도 이런 판매점 중 하나였다.
경찰은 “사장이 점원들에게 개인정보 취급권한을 얼마나 위임할 수 있는지 한계를 명확히 하는 법규정이 없어 방송통신위원회에 제도 개선을 해달라고 건의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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