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속 조기개학했다가 휴식시간 늘리고 단축수업까지

폭염속 조기개학했다가 휴식시간 늘리고 단축수업까지

입력 2016-08-09 14:40
수정 2016-08-0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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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교육청, 학교장 재량수업 지시…종일 에어컨 가동에 전기료 폭탄 걱정

짧은 여름방학을 보내고 조기 개학한 고교들이 ‘찜통 더위’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일부 고교에서는 개학 첫날부터 단축수업에 나섰고, 전국 각 교육청은 오전수업만 하도록 하는 등 학교장 재량으로 수업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을 지시했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은 수능 이후와 2월 졸업시즌의 어수선한 분위기 때문에 고교 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현실을 감안, 겨울방학을 늘리는 대신에 여름방학을 줄여 2학기 조기개학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고교는 8월 초부터 2학기를 시작한다.

◇ 찜통더위에 개학…에어컨 풀 가동에 ‘전기료 폭탄’ 걱정

부산지역에서는 일반계고 105개 학교 가운데 8일자로 25개 고교가 개학하는 등 모두 30곳의 고교가 2주 남짓한 짧은 여름방학을 끝내고 조기 개학했다.

그러나 33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정상적인 수업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개학 첫날인 8일 상당수 학교가 50분 수업에 10분 휴식을 45분 수업에 15분 휴식하는 방식으로 단축수업을 했다. 또 다른 2개 학교는 오전 수업만 하고 학생들을 귀가시켰다.

9일에도 학교장과 담임의 재량에 따라 상당수 학교에서 단축수업이나 오전 수업을 했다.

대구지역에도 지난 4일을 시작으로 20여 개 고교가 조기 개학했다.

더위로 현재까지 개학 연기나 단축 수업을 한 사례는 없으나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학교 마다 학생들에게 물을 수시로 마시게 하는 등 건강유지에 격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전체 고교 125곳 가운데 조기개학한 28곳의 학교에 ‘폭염특보 발령에 따른 안전사고 예방활동 철저’ 공문을 보내 폭염에 대비하도록 했다.

인천시 교육청 관계자는 “폭염특보 발령시 학생들의 외부활동을 자제하도록 하고, 폭염에 쓰러지는 학생이 발생할 경우 신속히 보고하고, 학교장 재량으로 단축수업과 휴업을 실시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경기도 지역 고교는 오는 16일 대부분 개학하지만 최근 폭염이 계속되자 도교육청은 일선 학교에 야외활동 금지, 등하교시간 조정 등을 학교 사정에 맞춰 시행하도록 했다.

경남도교육청도 폭염특보가 발효되는 지역의 고교를 중심으로 학교장 재량에 따라 단축수업 등 학사운영을 탄력적으로 운용하기로 했다.

전국 시·도 교육청은 각 학교의 교실 냉방온도를 24∼25도 이상 유지하되 학교 사정에 맞춰 유동적으로 운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학교에서는 냉방 기능이 떨어진 낡은 냉방기가 많아 ‘찜통 교실’이 되기 일쑤다.

한창 더위에 개학을 한 학교에서는 종일 에어컨 가동으로 전기요금 폭탄을 맞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부산 동래구의 한 고교 관계자는 “에어컨을 켜 놓으면 오전 수업시간에는 시원함을 느끼지만 오후 시간대에는 에어컨을 켜 놓아도 소용이 없을 정도”라며 “그래도 안 틀 수도 없어 전기료 부담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 “학교편의주의 조기개학 재검토 해야”

너무 빠른 2학기 조기개학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에서는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린 지난 2일 1개 고교, 4일에 4개 학교가 2학기를 개학하는 등 한여름에 방학을 끝내고 2학기를 시작했다.

여름방학을 줄이고 겨울방학을 늘리는 정책이 점점 더워지고 길어지는 우리나라 여름 기후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학교편의주의 발상이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부산 학부모 단체 관계자는 “학교 일정을 핑계로 무더위가 한창인 시기에 2학기를 시작하는 것은 문제”라며 “학생, 학부모 등 교육수요자를 중심으로 학기운영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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