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비자금’ 신동빈 회장 최측근 3인방 ‘입’ 주목

‘롯데 비자금’ 신동빈 회장 최측근 3인방 ‘입’ 주목

입력 2016-06-12 17:05
수정 2016-06-1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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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사정 가장 잘아는 가신그룹…조만간 소환조사 검토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조재빈 부장검사)는 휴일인 12일에도 그룹 및 계열사 재무파트 실무자 10여명을 소환해 조사 중이다.

검찰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정책본부와 롯데쇼핑(백화점·마트·슈퍼·시네마사업본부) 등 핵심 계열사 자금 담당 직원들을 불러 계열사간 자금 이동 규모 및 경로 등을 세세하게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이번 수사에서 그룹 경영의 ‘브레인’격인 정책본부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2004년 신 회장이 만든 정책본부는 70여개 그룹 계열사를 총괄 관리·감독하는 곳이다. 각 계열사의 재무·투자 등 핵심 경영 활동을 보고받고 조율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크든 작든 롯데 경영 사항과 관련해 정책본부가 모르는 일은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 중요성 만큼이나 그룹 총수인 신동빈 회장의 관심도 각별하다. 신 회장의 핵심 측근들이 대거 요직에 포진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검찰은 이 가운데서도 정책본부장인 이인원 부회장과 운영실장 황각규 사장, 커뮤니케이션실장 겸 대외협력단장 소진세 사장 등 3명의 역할을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안팎에서는 이들을 ‘오너 가신그룹’으로 통칭하기도 한다.

검찰이 10일 그룹 차원의 전면적 압수수색을 했을 당시 이들의 자택과 집무실도 수색했다.

그룹 2인자로 통하는 이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 사람으로 분류됐으나 작년 ‘형제의 난’ 때 신 회장쪽으로 노선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년 넘게 그룹 핵심부에서 일해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로도 손꼽힌다. 2007년 운영본부장 자리에 오른 그는 신 회장을 가까이서 보좌하며 믿음을 샀다고 한다.

신 회장이 ‘라인’과 관계없이 그를 중용하는 것도 이런 신임이 밑바탕이 됐다는 후문이다.

황 사장은 신 회장의 ‘측근 중의 측근’으로 통한다. 일본에 살던 신 회장이 1990년 한국으로 건너와 호남석유화학에서 경영자 수업을 받을 때 바로 아래 부장으로 일했다.

그룹 인수·합병(M&A)을 도맡은 최고 전략가로 꼽힌다. 신 회장이 주도한 30여건의 M&A도 대부분 그의 손을 거쳤다. 경영권 분쟁 이후 신 회장이 발표한 지배구조 쇄신 방안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런 그의 이력 때문에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신격호 살생부’ 1순위에 올랐다는 말도 돌았다.

그가 주도하는 운영실은 그룹 계열사의 경영 활동을 조율하는 곳으로 정책본부에서 핵심 부서로 꼽힌다.

대외협력단을 이끄는 소 사장은 2014년 2월 롯데슈퍼 사장을 끝으로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으나 그해 8월 대외협력단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부분 개장을 앞둔 제 2 롯데월드의 각종 안전사고, 롯데홈쇼핑 비리 문제 등으로 그룹이 어려움에 빠지자 신 회장이 직접 그에게 그룹 이미지 개선, 홍보·대관 업무 강화 등의 중책을 맡겼다고 한다.

재계 안팎에서는 검찰이 그룹 오너 일가의 각종 경영비리를 파헤치려면 결국 이들 가신그룹의 ‘입’을 열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도 이들 3인방이 차지하는 수사상 입지를 충분히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가 오너 일가의 비리까지 염두에 둔 만큼 이들에 대한 조사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검찰의 압수물 분석과 실무자 소환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바로 다음 타깃이 이들 3인방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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