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출석한 노병용 전 롯데마트 대표 ‘인공눈 맞은 채’
노병용 전 롯데마트 대표(현 롯데물산 대표)가 2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던 중 환경단체의 기습 가습기 퍼포먼스로 얼굴에 스노우폼을 맞고 있다. 노 대표는 2004년부터 2010년까지 롯데마트 영업본부장으로 재직하면서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업무를 총괄했다.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롯데마트에서는 영업본부장을 지낸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을, 홈플러스에서는 전 그로서리매입본부장 김원회씨와 전 법규관리팀장 이모씨를 구속했다.
롯데마트 제품의 상품 기획에 관여한 외국계 컨설팅업체 데이먼사의 한국법인 QA팀장 조모씨, 두 회사 제품의 제조사인 용마산업 김모 대표도 구속됐다.
한정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이들의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다만, 홈플러스 전 일상용품팀장 조모씨와 롯데마트 전 상품2부문장 박모씨, 전 일상용품팀장 김모씨는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 등에 비춰볼 때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롯데마트는 2006년, 홈플러스는 2004년 용마산업에 제조를 의뢰해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함유된 가습기 살균제를 출시했으며, 각각 41명(사망 16명), 28명(사망 12명)의 피해자를 냈다.
회사 관계자들은 제품 안전성 검증을 소홀히 한 채 판매해 고객들을 사망에 이르게 하거나 폐질환을 유발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상)를 받는다.
홈플러스 관계자들은 살균제 제품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취지로 허위·과장 광고를 한 혐의(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등)도 받는다.
오너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 등으로 중앙지검 특수4부, 첨단범죄수사1부의 수사 선상에 오른 롯데그룹은 주요 계열사인 롯데물산 대표가 구속됐다. 롯데물산은 10일 대규모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진 않았다.
노병용 사장은 2004∼2007년 롯데마트 영업본부장으로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 업무를 총괄했다. 2007년부터는 같은 회사 대표이사로서 제품 판매와 광고 등 주요 업무의 최종 의사결정권을 행사했다.
옥시레킷벤키저(옥시) 측에서 연구용역 의뢰를 받고 가습기 살균제 제품의 유해성을 축소·은폐하는 과정에 연루된 호서대 유모 교수(61)도 이날 구속됐다.
유 교수는 2011년 말 실험 공간의 창문을 열어놓은 채 PHMG 유해성 실험을 하는 등 옥시 측에 유리한 결과가 나오도록 실험하고, 자문료와 진술서 작성 대가로 4천400만원을 수수한 혐의(배임수재)를 받는다.
실제 목적과 무관한 용도로 연구비를 받아 쓴 혐의(사기)도 받는다.
이로써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구속수사를 추진한 사건 관련자들의 신병 처리 결과가 대부분 확정됐다.
앞서 검찰은 신현우 전 대표를 비롯한 옥시 관계자와 서울대 조모 교수, 또 다른 가습기 살균제 업체인 세퓨의 오모 대표 등을 구속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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