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지켜준다더니” 스크린도어 역설…잇단 사건·사고

“생명 지켜준다더니” 스크린도어 역설…잇단 사건·사고

입력 2016-06-02 09:05
수정 2016-06-0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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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도어에 끼여 숨지는 사고에 고장·장애도 월 1천여건

지하철역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설치된 스크린도어가 오히려 시민 생명에 위협이 되는 역설적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 지하철 스크린도어 설치 논의는 이명박 전 시장 시절인 2003년에 본격 시작됐다.

당시 40대 여성이 노숙자에게 떠밀려 열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며 승강장 안전시설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지하철 추락 사고가 연 평균 40여건에 달하고, 사망자도 20여명 발생했다.

만취 승객이 발을 헛디딘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극단적인 선택을 감행하는 장소로 지하철 승강장을 택한 경우도 많았다.

서울시는 일부 주요 역사에 민자유치 방식으로 스크린도어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스크린도어를 설치하고 최장 22년간 광고로 수익을 올리는 사업 모델로, 정비 업무도 해당 업체에서 맡는다.

당시 사업을 맡은 유진메트로와 계약은 아직 계속되고 있다.

스크린도어 설치 효과가 좋다고 판단한 서울시는 오세훈 전 시장 재임 중인 2006년 전 역사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민자유치 방식이 아니라 시 예산이 투입됐다.

서울시는 당초 2010년까지 완공할 계획이었지만 일정을 1년 당겨 마무리했다. 서울시는 스크린도어 설치가 대기질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스크린도어 설치로 승객이 선로로 발을 헛디뎌 떨어지거나 달리는 지하철을 향해 몸을 던지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서울시는 스크린도어 설치로 자살시도 건수가 2009년 77건에서 2010년 29건으로 크게 줄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곧 스크린도어 관련 사망 사고가 발생하는 등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올해 2월 지하철 1호선 서울역에서 80대 할머니가 승강장 스크린도어 벽과 열차 사이에 끼여 숨졌다. 열차 문에 낀 가방을 빼내려다 변을 당했다. 지하철 문과 스크린도어 사이에 이 할머니가 끼여 스크린도어가 다시 열렸지만, 차장과 기관사는 상황을 살피지 않고 열차를 출발시켰다.

비슷한 사고는 2014년 9월에도 있었다.

4호선 총신대입구역에서 80대 할머니가 열차를 타려고 지팡이를 문틈에 집어넣었다가 스크린도어와 열차 사이에 끼인 채 끌려가 숨졌다.

스크린도어 고장과 장애를 정비하는 직원이 열차에 치여 숨지는 황당한 사고도 무려 세 차례나 발생했다.

지난달 28일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던 용역업체 직원이 사고를 당해 사망하는 등 최근 4년새 3명이 작업 중에 사고로 숨졌다.

지난해 강남역에서 사고가 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똑같은 일이 되풀이됐다.

스크린도어는 고장도 너무 잦다. 2013년부터 약 3년간 1∼9호선 스크린도어에서 매달 1천여건 고장이나 장애가 발생했다.

고장 건수는 8천227건이었다. 2호선이 3천53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3호선 2천519건, 4호선 1천524건 등이었다.

이 기간 스크린도어 고장이 가장 잦았던 역은 2호선 성수역으로 3년간 196건의 고장이 발생했다. 이어 2호선 방배역에서 173건, 2호선 잠실나루역에서 165건 고장이 발생하는 등 28개 역에서만 100차례 이상 발생했다.

같은 기간 장애건수는 3만 1천765건에 달했다.

임수경 전 의원은 당시 “현행법상 단순 건축기계구조물로 분류돼 다른 안전시설물에 비해 안전기준이 상대적으로 미흡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스크린도어 설치와 관련한 비리 의혹도 무성했다.

서울메트로에서는 스크린도어 설치 비용을 높게 책정해 예산을 낭비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정 업체와 계약 기간이 과도하게 길고 수익을 몰아준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스크린도어 설치 업체에 특혜를 줬다가 감사원에 적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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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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