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폐쇄회로(CC)TV 전문업체 ‘경봉’ 압수수색

경찰, 폐쇄회로(CC)TV 전문업체 ‘경봉’ 압수수색

최훈진 기자
입력 2016-06-02 18:58
수정 2016-06-02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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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형교통시스템(ITS), CCTV(폐쇄회로TV) 구축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주식회사 경봉이 입찰 비리 의혹을 받고 있다.

2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사업 입찰에 쓰일 로비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횡령)로 양남문 경봉 전 대표이사(55)를 불구속 입건하고, 경기 안양시 소재 경봉 본사를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양 전 대표이사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국토해양부, 각 지방자치단체, 경찰청 등 공공기관이 발주한 ITS 및 CCTV 구축사업 입찰에 참여하면서 비자금을 조성, 이를 입찰 심사위원을 맡은 대학 교수들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봉은 100% 정부 입찰만 참여해 수주를 받는다. 2013년 공시 기준으로 참여한 전체 입찰 중 70%의 낙찰률을 기록했다. 2014년엔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발주한 인도네시아·방글라데시 도로망 구축사업을 따냈고, 온두라스·엘살바도르 CCTV시스템 설치용역에서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정부가 주도하는 입찰은 조달청이 ‘나라장터’에 입찰 공고를 내고 참여를 원하는 기업들이 제안서를 제출, 상호 경쟁하는 순으로 치러진다. 심사는 각 사업에 정통한 대학 교수들이 맡게 된다. 한 번 심사위원으로 선정되면 동일한 교수 인력풀(pool)이 바뀌지 않은 채 수년간 유지된다.

경찰은 경봉이 이같은 입찰 과정에서 심사위원인 교수들에게 금품을 제공하며 수주에 유리한 평가를 내리도록 청탁한 정황을 포착했다. 입찰이 집행되지 않는 평시나 명절에도 양 전 대표이사는 해당 교수들에게 선물이나 상품권 따위를 줄곧 보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렇게 금품을 받은 교수진이 수십명 규모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초기 단계라 구체적인 금품 액수는 파악되지 않았다”면서도 “압수품을 토대로 실제 교수들에게 현금이 흘러갔는지 들여다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 전 대표이사의 횡령 혐의를 시작으로 관련 교수들의 배임수재 혐의까지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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