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19禁 민방위교육

잔혹한 19禁 민방위교육

이성원 기자
입력 2016-03-27 22:42
수정 2016-03-28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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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에 깔린 유치원생… 허리 꺾인 여중생… 여과없이 상영

최근 서울시내의 한 민방위 교육장에서 여중생이 트럭에 치이는 장면 등을 담은 처참한 동영상이 교재로 활용돼 참석자들이 집단으로 반발하는 등 물의를 빚고 있다. 영상들이 무단으로 유출됐을 가능성도 있어 경찰이 경위 파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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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경찰과 송파구 등에 따르면 서울 송파경찰서 소속 A경감은 지난 8일 송파구청에서 열린 민방위 훈련에서 참가자를 대상으로 교통안전 관련 교육을 실시했다. 주로 송파구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영상들이 교재로 활용된 1시간 분량의 교육에는 민방위 대원 120명 정도가 참석했다.

동영상은 대개 1~2분짜리로 가해 차량의 블랙박스에 찍히거나 주변 폐쇄회로(CC)TV에서 촬영된 것이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일부 동영상에는 무단 횡단하는 보행자가 차에 치여 수십m를 날아가 다치는 모습, 여중생이 신호 위반 트럭에 치여 허리가 꺾이는 장면, 전방 주시를 소홀히 한 통학차량에 유치원생이 깔리는 장면, 무단 횡단을 하다가 반대 차선에서 오는 차량에 치이는 모습 등이 담겨 있었다. 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자이크 처리가 돼 있지 않아 신체 훼손 과정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물론 피해자의 얼굴까지 명확히 알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민방위 교육에 참가한 최모씨는 “강사가 교육 도중 이 영상에는 참혹한 장면이 담겨 있으니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은 안 봐도 좋다고 말했다”면서도 “오전에 교육이 진행됐는데, 끔찍한 모습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 점심을 제대로 먹지 못했다”고 말했다. 불쾌감을 느낀 민방위 훈련 참가자들이 구청 측에 불만을 제기하자 송파구는 지난 18일부터 해당 교육을 잠정 중단했다. 하지만 10여일 동안 2000명가량이 동영상을 시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파구 관계자는 “영상 수위가 지나치게 높아 불쾌하다는 민원이 제기돼 해당 교육을 잠정 중단했다”고 밝혔다.

송파서는 A경감이 해당 영상을 입수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살펴보기 위해 감사에 착수했다. 송파서 관계자는 “A경감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송파서 교통안전교육소장으로 근무한 데다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교통사고 영상을 교육에 활용했을 뿐 내부 자료를 활용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며 “해당 영상의 입수 경로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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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16-03-2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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