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수도 불복…잇단 무소속 출마, 충북 새누리 ‘당혹’

한대수도 불복…잇단 무소속 출마, 충북 새누리 ‘당혹’

입력 2016-03-22 10:51
수정 2016-03-2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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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에서 탈락한 예비후보들이 잇따라 무소속 출마를 결행하면서 4·13 총선 승리를 낙관했던 충북 새누리당에 비상이 걸렸다.

청주 서원구 공천 경쟁에 나섰다가 경선 끝에 최현호 예비후보에게 고배를 마신 한대수 전 청주시장이 지난 21일 전격 탈당했다.

경선 패배 이후 무소속 출마설이 흘러나오자 당내 인사들이 만류에 나섰지만 한 전 시장은 이날 새누리당 충북도당에 탈당계를 제출,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넘었다.

그는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 더불어민주당 한범덕 전 청주시장이 출마한 청주의 정치 1번지 상당구에 무소속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경선에 나섰더라도 서원구 이외 지역에서는 출마가 가능한 선거법상 그가 상당구 출마에 나서더라도 법적으로 문제 될 게 없다.

그는 이미 상당구 금천동에 선거사무소도 마련했다.

한 전 시장은 “주사위는 던져졌다”고 상당구 출마 결심이 확고하게 굳어졌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1999년 정치에 입문해 지금까지 17년동안 오로지 한 정당에서 우직하게 일해왔다”며 “처음 정치를 시작해 오랫동안 동고동락한 정치적 고향 상당구에서 시민의 선택을 받고 싶다”고 무소속 출마 변을 밝혔다.

새누리 경선에 참여했다 무소속을 출마하는 데 대해 그는 “하물며 당을 옮겨 가며 정치를 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지역구를 옮기는 것이 큰 흠결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바보같이 한 길만 걸어왔는데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후보는 두 번이나 당을 옮겼어도 승승장구하고 있지 않느냐”며 “충분히 승산있는 게임이라고 확신, 무소속 출마를 결심했다”고 자신했다.

한 전 시장의 출마로 정우택 의원과 한범덕 전 청주시장의 맞대결 구도였던 상당구 선거판에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한대수 전 시장 말대로 상당구는 그가 정치에 입문한 이래 텃밭으로 삼았던 곳이다. 2002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청주시장에 당선된 힘의 원천도 상당이었다.

정 의원으로서는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당장 지지층 잠식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서원구 공천 결과의 불똥이 정 의원에게 튄 셈이다.

한범덕 전 시장으로서는 반길만한 호재다.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온 선거판이 한대수 전 시장의 가세로 보수 유권자가 분열, 반사 이익을 챙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정 의원이 3선에 도전하는 중진인 데다 상당구가 보수 성향 유권자가 많아 승리를 낙관했던 새누리당으로서는 의외의 복병을 만난 것이다.

상당구뿐 아니다. 청주 청원구와 흥덕구도 새누리당 경선 결과에 불복한 후보들이 잇따라 무소속 출마를 선언, 보수 세력이 분열하는 구도가 됐다.

청원구에서는 경선에서 컷오프된 권태호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그의 무소속 출마는 새누리당 공천을 확정 지은 오성균 예비후보를 겨냥한 측면이 크다.

오 후보는 새누리당 경선 과정에서 과거 검사 시절 평검사로 강등된 것이 부당한 사건 청탁 때문이라는 의혹을 해명하라며 권 후보를 압박했다. 권 후보 측은 경선도 치러보지 못하고 컷오프된 것이 오 후보의 이런 터무니 없는 공세 때문이라고 여기고 있다.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무소속 출마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흥덕구에서는 역시 컷오프 된 김준환 전 새누리당 흥덕구 당협위원장이 무소속 출마를 결행했다. 18대 총선 때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 ‘친박연대’로 출마한 김 전 당협위원장은 19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모두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10여 년간 이 지역구에서 표밭을 다져온 터라 득표력이 만만치 않다는 게 지역정가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곳에서 내리 3선을 지낸 더민주당 노영민 의원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이 지역구는 새누리당 송태영, 더민주 도종환, 국민의당 정수창 후보가 정립했던 구도에 김 전 당협위원장이 가세, ‘야당 텃밭’ 접수에 나서려던 새누리당 전략에 적지 않은 차질이 예상된다.

지역정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외가가 옥천이라는 후광이 작용할 수 있어 충북은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여유 있게 승리할 것으로 점쳐졌는데 지지층을 잠식할 무소속 후보가 잇따라 나서면서 쉽지 않은 싸움을 할 처지가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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