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허탕 의붓딸 시신수습 중단…경찰, 계부 ‘거짓말’ 수사

이틀째 허탕 의붓딸 시신수습 중단…경찰, 계부 ‘거짓말’ 수사

입력 2016-03-21 17:39
수정 2016-03-2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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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부 지목한 진천 야산 16개 지점 팠으나 안양 시신 수습 못해

‘청주 4세 여아 암매장 사건’의 전모를 밝히는 최대 단서가 될 안모 양의 시신 수습 작업이 21일 잠정 중단됐다.

경찰은 진천 야산에 암매장했다는 계부 안모(38)씨의 진술이 거짓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우선 그를 상대로 고강도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경찰 조사 직후인 지난 18일 숨진 채 발견된 친모 한모(36)씨의 사인은 결국 자살로 판명 났다.

◇ 安양 시신 수습 이틀째 ‘허탕’…수색 작업 잠정 중단

친모의 ‘물고문’으로 숨져 암매장된 안양의 시신은 이틀째 이뤄진 수색 작업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청주 청원경찰서는 21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5시간 동안 계부 안씨의 진술을 토대로 진천군 백곡면 갈월리 야산 일대를 집중 수색했지만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 19일에 이어 이틀째 진행된 이날 수색 작업에는 방범순찰대원·경찰 등 60여명과 굴착기 외에도 대전·대구경찰청에서 지원된 수색견 2마리가 동원됐다.

하지만 수색견이 지목한 10개 지점을 집중 발굴한 경찰은 안양의 시신을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 1차 수색에서도 이 일대에서 안씨가 지목한 6개 지점(330㎡)을 발굴했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실체적 진실’을 알고 있는 또 한 사람인 친모 한모(36)씨가 지난 18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기 때문에 계부 안씨의 진술에만 의존한 경찰은 그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 안양의 시신 수습 작업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 계부 진술 믿을 수 있나…경찰 고강도 ‘거짓말’ 조사 예고

경찰은 계부 안씨가 딸의 시신을 암매장한 곳으로 지목한 지점마다 번번이 허탕을 치자 그의 진술이 거짓일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강도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안양 시신 유기 과정에 대한 안씨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모순점이 많은 점도 경찰의 의구심을 사는 이유다.

안씨는 경찰의 1차 조사에서 “딸이 숨진 당일 시신을 암매장했다”고 했는데 2차 조사에서는 “시신을 집 베란다에 이틀 동안 놔뒀다가 야산에 묻었다”며 진술을 번복했다.

경찰은 또 2011년 12월 중순께 안양의 시신을 1.5m 깊이 땅을 파고 묻었다고 했는데, 한겨울에 삽으로 언 땅을 파고, 그것도 당시 만삭이었던 아내와 가능했는지도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경찰은 안씨 진술의 사실 여부를 따지고자 거짓말 탐지기와 프로파일링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안양의 시신 수습 작업은 오는 22일 실시 예정인 안씨의 추가 조사가 끝난 뒤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 친딸 ‘물고문’ 비정한 엄마 부검 결과 자살 판명

친딸인 안양을 ‘물고문’ 해 숨지게 하고, 암매장했던 비정한 엄마 한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씨는 경찰의 수사가 시작된 직후인 지난 18일 오후 9시 50분께 자신의 집에서 “가족에게 미안하다. 나 때문에 우리 아이가 죽었다”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한씨 곁에는 타다 남은 번개탄이 놓여 있었다.

2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따르면 한씨의 시신 부검 결과 ‘연기 흡입에 의한 질식사’라는 1차 소견이 나왔다.

최종 소견은 내달 초순 나올 예정이지만 경찰은 타살 정황이 없다고 판단, 한씨의 시신을 이날 오후 유족에게 인계하기로 했다.

하지만 애초 한씨의 친정 식구들은 경찰에 시신 인수 의사를 밝혔으나 이날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이 끝내 시신 인도를 거부하거나 포기하면 행정기관이 ‘무연고자’로 판단해 대신 화장해 처리하게 된다.

안양은 2011년 12월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물을 받아놓은 욕조에서 친모 한씨에게 가혹 행위를 당해 숨진 뒤 부모에 의해 진천 야산에 암매장된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은 지난 20일 계부 안씨를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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