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중심 임금체계·저성과자 해고·열정페이 근절’ 등 4대 개혁과제 발표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21일 소득 상위 근로자의 임금 인상을 자제해 신규 채용의 재원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이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노동개혁 현장 실천 핵심과제를 발표했다. 핵심과제는 ▲ 고액 연봉자의 임금인상 자제 ▲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확산 ▲ 공정인사 확산 ▲ 취약근로자 보호 강화 등 4가지다.
이 장관은 “우리나라는 소득 상위 근로자와 하위 근로자의 격차가 4.6배로 너무 크다”며 “대기업·공기업의 소득 상위 10% 근로자의 임금 인상을 자제해 그 재원으로 청년 채용 및 근로자 간 상생, 2·3차 협력업체의 근로조건 향상을 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부는 30대 그룹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등으로 주요 대기업의 자율적인 임금인상 자제를 촉구할 계획이다. 상생 노력을 하는 기업에는 정부 조달이나 연구개발(R&D) 지원 때 우선 배려키로 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상위 10% 근로자가 임금 인상을 자제할 경우 정규직 9만명의 신규채용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 장관은 “현행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체계는 중장년 근로자의 고용불안을 야기하고, 청년 고용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연공서열 중심의 경직적인 임금체계는 직무·성과 중심의 유연한 임금체계로 개편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용부는 민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설명회 개최, 가이드북 보급, 컨설팅 제공 등을 하기로 했다. 노사단체 간담회, 임금·단체협상 지도 등으로 자율적인 임금체계 개편도 유도할 계획이다.
일반해고(저성과자 해고)를 포함한 공정인사도 적극 확산시킬 방침이다.
이 장관은 “공정인사를 통해 근로자는 공정한 보상을, 저성과자는 재기 기회를, 기업은 경쟁력을 확보해 노사 모두 상생할 수 있다”며 “채용에서 퇴직까지 인사관리 전반에 공정인사를 확산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부는 전국 8개 권역별 ‘전문가 지원단’이 주도하는 컨설팅, 설명회 개최 등으로 선도 사례를 발굴·확산시킬 계획이다. 중소기업을 위해 하반기에 업종·직종·기업규모별로 다양한 평가모델도 제시한다.
3천여개 기업의 임단협 현황을 분석한 결과는 이달 중 발표한다. 올해 임단협에서는 노조의 인사·경영권 침해와 고용세습을 집중 지도할 방침이다.
이 장관은 “대학, 패션업체, 호텔 등을 대상으로 열정페이 근절을 위한 교육·간담회를 실시하고, 인턴 지침 준수 협약도 체결하겠다”며 “모든 사업장의 근로감독 때 비정규직 차별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상반기에는 청소년이 다수 고용된 PC방, 카페 등 7개 취약분야 4천개 사업장의 임금체불, 서면근로계약 체결, 최저임금 준수 여부를 일제 점검한다. 하반기에는 백화점, 대형마트 등 4천곳을 추가 점검한다.
이 장관은 서울지하철 통합공사의 노동이사제 도입에 대해 “유럽과 우리나라는 노동조합의 운영 시스템이 다르다”며 “우리나라는 부당노동행위 처벌로 노조를 보호하고, 노사협의회 제도를 법으로 의무화한 점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유성기업 노조 파괴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노사 모두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노동개혁 4대 핵심과제 추진은 최악의 청년실업 등 어려운 국면을 돌파하고 정부의 중단없는 노동개혁 추진 약속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노동개혁 입법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