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 멍든’ 평택 실종아동 “아동센터서 끼니 해결”

‘온몸 멍든’ 평택 실종아동 “아동센터서 끼니 해결”

입력 2016-03-09 16:23
수정 2016-03-09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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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 말하지 말랬어요”…학대 의심 신호 있었다

계모의 학대를 받다 실종된 7살 남자아이가 1년 가량 경기도 평택의 모지역아동센터를 오가며 끼니를 해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아동센터에서는 아이의 몸에서 멍자국을 발견, 학대를 의심해 부모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실종아동 A(7)군이 다니던 평택시의 한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지난 2013년 겨울부터 동네를 돌아다니던 A군 남매는 한겨울인데도 얇은 옷을 입는 등 행색이 초라해 한눈에 보기에도 ‘방임’ 아동임을 알 수 있었다”고 9일 말했다.

이어 “A군 남매는 ‘밥을 먹지 못했다’, ‘배가 고프다’고 말했지만, ‘밖에서는 집안일을 말하지 말라고 했다’며 속내를 털어놓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주먹밥 등 먹을 것을 손에 쥐어주면 ‘엄마(계모)에게 들키면 안 된다’며 신발주머니에 숨겨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A군 남매는 2014년 4월초 긴급아동추천서를 통해 지역아동센터에 정식으로 등록됐다. 원래대로라면 부모의 동의를 받아 돌봄이용신청서를 쓴 뒤 시군구를 통해 등록해야 하지만, A군 남매 부모의 소득수준 등이 높아 기준과 맞지 않았던 탓이다.

다른 관계자는 “A군 남매의 아버지가 이혼으로 인해 아이를 돌볼 사정이 되지 않는다고 토로, 센터 직원이 아이들을 한 달여 동안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돌보기도 했다”며 “A군을 씻기려고 보니 양 허벅지와 종아리에 회초리로 맞은 멍자국이 다수 발견됐다”고 증언했다.

2014년 5월 A군 남매는 일단 친모에게 갔다가 다시 아빠와 계모에게로 보내졌고, 연말까지 센터에 다니다 더 이상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동센터 관계자는 “A군 남매의 친모를 통해 아이들을 친부와 계모에게 돌려보냈고 이후 A군은 인근 병설유치원에 다니다가 2014년 12월 초부터 찾을 수 없었다”며 “의심스러워 A군 남매 부모와 연락을 끝없이 시도했지만 더 이상 간섭하지 말라는 말만 돌아왔다. 결국 장기결석이 돼 2015년 3월 등록을 해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치원을 통해서도 A군이 추운 날씨에 얇은 옷을 입고 다니고, 비가 와도 우산 없이 다니는 등 방임 정황을 들었지만, 센터가 강제력을 가진 것이 아니라 아이의 안전을 확인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며 “아이가 잘 있기만을 바라고 있다. A군을 찾기 위해 경찰 수사 등에 협조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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