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 2년째 거래·정부 매입 안돼…1호 발견지 강 속으로 사라질 위기
경남 진주시 대곡면 단목리 정호마을은 2년전 ‘진주 운석’으로 유명세를 치렀다.2014년 3월 10일 강원기(59)씨 소유 파프리카 시설하우스에 떨어진 운석 무게는 자그마치 9.4㎏나 됐다.
1호 운석이 떨어진 후 혹시나 또다른 운석을 찾아보려는 외지인들의 발길이 수개월간 끊이지 않았다.
실제 이곳뿐 아니라 인근에서 3개의 운석이 더 나왔고 하나는 외지인이 발견했다.
같은 달 12일과 16일 미천면 오방리 중촌마을 밭에서 제2호(무게 4.1㎏)와 제3호(0.42㎏)가 발견됐다. 이어 17일에는 집현면 덕오리 농수로에서 제4호(20.9㎏) 운석이 발견됐다.
진주시는 1호 운석 발견 지점에 ‘이곳은 진주운석이 첫 번째 발견된 곳입니다. 소중한 유산적 자료이므로 다 같이 보존에 협조 바랍니다’라고 적은 팻말을 세웠다.
당시 운석의 성분 분석에 나선 극지연구소와 서울대 운석연구실은 운석 모두가 태양계 나이인 45억6천700만년 전에 생성된 낙하 운석(오디너리 콘드라이트 H그룹)으로 확인했다.
운석은 수도권 인근 상공에서 대기권으로 진입하고 나서 남하했다. 1개 화구(유성)가 경남서부 상공에서 폭발, 분리되면서 진주 일원에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진주에 운석이 떨어진 건 일제강점기 때 전남 고흥군 두원면 ‘두원 운석’에 이어 두 번째다.
두원 운석은 일본으로부터 영구 임대했지만 진주 운석은 국내 소유물이어서 의미가 크다.
이런 이유로 진주시는 운석 발견지점 4곳을 보존하고 진주 운석을 사들여 전시하는 등 관광자원화를 추진했다.
하지만 진주 운석 발견지가 사유지인데다 소유자들이 너무 많은 금액을 요구해 진척을 보지 못했고 결국 중단됐다.
일부에서 비슷한 시기에 러시아에 떨어진 운석과 비교해 1개 가격으로 200억원대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진주 운석 가치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정부는 2014년 12월 운석 국외반출 금지·운석 등록제 등을 골자로 한 ‘진주운석법’을 제정하고 국외 반출 등 거래를 금지했다.
정부는 진주 운석 4개 모두를 3억5천만원에 사들이겠다고 소유자들에게 제안했다.
하지만 이들은 거절했고 진주 운석을 밀봉해 은행이나 아무도 모르는 제3의 장소에 보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느덧 2년의 세월이 흘렀고 ‘하늘의 로또’라는 진주 운석의 존재조차 잊혀지고 있다.
특히 진주 운석이 처음 발견된 곳은 경남도의 하천정비사업지역에 편입돼 강 속으로 사라질 운명을 맞았다.
강 씨가 운영하는 9천900㎡ 규모의 시설하우스 중 3천300㎡가량이 사업지역에 편입되는데 이 속에 첫 발견지가 포함된 것이다.
이 사업은 2018년 3월 완공을 위해 보상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강씨는 “진주 운석 첫 발견지여서 보존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국가사업인데다 문화재 전수조사를 마쳐 불가하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좌용주 경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진주 운석 자체가 개인 사유물로 공적 활용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첫 발견지 역시 사유지여서 과연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강병주 진주시 전 문화재위원은 “첫 발견지는 시간이 지나면서 원래 모습을 유지하지 않아 큰 의미는 없다”라며 “그러나 운석이 떨어진 위치는 운석의 궤적과 속도 등 연구에 필요해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