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결함 소리 나더니 ‘쿵’…춘천서 군 헬기 추락

“엔진결함 소리 나더니 ‘쿵’…춘천서 군 헬기 추락

입력 2016-02-15 13:28
수정 2016-02-15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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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피해 없으나 헬기는 완파…종잇장처럼 구겨져탑승자 4명 중 3명 의식 없어·군 당국 “3단계 점검 비행 중 사고”

“평소에 듣던 헬기 이륙 소리가 아니더라고, 자동차 엔진결함 소리처럼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니까”

15일 오전 10시 10분께 강원 춘천시 신북읍 율문리 인근 밭에 추락한 육군 205항공대 소속 UH-1H 헬기 추락사고 최초 목격자인 이홍신(48) 씨는 “쿵 하는 소리가 크게 들려 나가보니 새하얀 연기가 안개처럼 자욱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헬기가 추락한 곳은 춘천의 한 항공대 인근 밭이다.

민가가 바로 옆에 있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으나 다행히 민가 피해는 없었다.

종잇조각처럼 부서진 기체 주변으로 문짝과 프로펠러 등 잔해가 사방에 흩어져 사고 당시의 충격을 짐작게 했다.

담벼락 근처의 나무에는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헬기 기체 일부분이 걸려 있었다.

이씨는 “연기가 너무 심해 처음에는 누가 불이라도 때는 줄 알았는데 바람에 안개가 걷히고 나니 헬기가 모습을 드러내 깜짝 놀랐다”라며 “놀라서 다가가 보니 4명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라고 말했다.

사고 현장 인근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그는 “오늘따라 유독 헬기 소리가 가까이 들렸다”라며 “헬기가 추락하기 전 기체에서 불안정한 엔진 소리도 들렸다”라고 덧붙였다.

사고 당시 인근 비닐하우스에서 토마토 모종을 심고 있던 주민 10여 명도 평소에 듣던 소리와는 다르게 헬기에서 엔진결함으로 의심되는 소리가 들렸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 이모(64)씨는 “5분 정도 헬기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더라”라며 “당시 다른 항공기도 많이 떴는데 유독 한 헬기에서만 5분 정도 이상한 소리가 났다”라고 말했다.

이 사고로 헬기에 타고 있던 조종사 홍모(50) 준위와 부조종사 고모(26) 준위, 박모 상병, 최모 일병 등 4명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조종사 홍 준위를 제외한 3명은 의식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지상 1m에서 비행 점검 중이던 헬기가 갑자기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며 “사고 헬기는 이날 점검 비행을 마치는 대로 임무 수행을 위한 비행이 계획돼 있었다”라고 밝혔다.

한편, 사고가 난 헬기 UH-1H은 베트남전쟁이 한창이던 1968년 8월 지휘통제와 병력·화물 공수를 위한 헬기의 필요성이 요구됨에 따라 제21기동항공중대 창설과 함께 최초로 도입됐다.

이후 미군의 무상 제공과 우리 군의 추가 도입을 통해 지금까지 총 140여 대가 운용되고 있다.

군 당국은 대체 장비인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이 야전에 배치됨에 따라 내년부터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도태시킬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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