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친일인명사전 구매 강제, 학교 자율권 침해”

교육부 “친일인명사전 구매 강제, 학교 자율권 침해”

입력 2016-02-12 09:19
수정 2016-02-12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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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에 공문 “29일까지 적절성 검토 보고하라”

서울시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배포를 추진 중인 ‘친일인명사전’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교육부가 “학교의 자율적인 도서 구입 권한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예산 사용 등이 적절한지 점검에 나섰다.

교육부는 최근 서울시교육청에 친일인명사전 구입과 관련해 교육자료를 선정하거나 구입할 때 학교운영위원회와 학교도서관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한 규정을 지켰는지를 이달 29일까지 보고하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12일 밝혔다.

현재 학교 도서를 구입할 경우 학교도서관 진흥법에 따라 구입 전 1주일간 공포를 하고 학교도서관운영위원회 등의 심의를 거치게 돼 있다.

교육부는 특정 민간단체에서 발행하고, 내용 면에서도 논란이 있는 책을 교육청이 일괄적으로 각 학교에 구매하라고 예산을 보낸 것에 대해서도 예산 사용의 적절성 여부를 검토해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교육부는 서울시교육청의 보고를 받은 뒤 문제가 있으면 그에 따른 조처를 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무조건 예산을 내려 보내 논란이 있는 책을 구입하라고 강제하는 것은 학교의 권한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정 단체를 간접 지원하는 문제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역이나 학부모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학교운영위나 도서관 운영위를 거치면 친일인명사전 구입 예산을 반납한 서울디지텍고교와 비슷한 사례가 더 생길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교육청은 이달 2일 서울의 중·고교 583개교 도서관에 민족문제연구소가 편찬한 친일인명사전을 한 질(전 3권)씩 배포하기로 하고 학교당 구입예산 30만원을 교부했다.

친일인명사전은 일제의 한반도 침략을 지지·찬양하거나 독립을 방해하고 수탈·강제동원에 앞장선 것으로 파악된 4천389명의 친일행적을 수록했다. 그러나 편향성 문제로 2009년 발간 당시부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번 학교 배포 방침에 대해서도 보수 교육단체 등을 중심으로 반발이 커지는 가운데 서울 용산의 사립 특성화고인 서울디지텍고는 최근 내부 검토와 학교운영위원회 회의를 거쳐 관련 예산 30만원을 교육청에 반납하기로 했다.

또 보수 성향의 교육시민단체인 자율교육학부모연대는 11일 서울행정법원에 서울교육청의 친일인명사전 배포를 위한 예산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자율교육학부모연대의 조진형 대표는 가처분 신청 이유에 대해 “친일인명사전의 친일행위 범위는 반민족행위진상규명법에 규정된 친일행위를 광범위하게 넘어서는 것”이라며 “이런 식의 자료는 친일행위 규명이나 일제청산을 위한 교육자료가 아니라 끊임없는 정치적 혼란과 국론분열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24일까지 서울교육청에서 각 학교에 예산을 집행하고 결과를 보고하라고 한 상황에서 시간이 촉박해 가처분 신청을 먼저 냈다”면서 “뜻을 같이하는 단체들과 함께 친일인명사전 학교 배포와 교육자료 활용이 위법한 행정처분이므로 무효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교육과 학교를 위한 학부모연합 등도 5일 서울시의회,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친일인명사전 학교 배포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학교 배포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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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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