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치킨집 실패서 배웠다… ‘줌마 창업’ 열풍

남편의 치킨집 실패서 배웠다… ‘줌마 창업’ 열풍

입력 2016-01-24 23:44
수정 2016-01-25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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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없던 장년창업센터 여성 회원 2년 새 19.5%로 ‘급증’

자녀 양육 문제 때문에 17년간 몸담았던 대형 면세점을 2004년에 그만두었던 한선희(52·여)씨는 경력 단절 10년 만인 2014년 10월 면세점 직원 교육업체를 차렸다. “중국인 관광객 때문에 면세점이 늘고 규모도 커지는 것을 보고서 경력이 15년 이상 된 전직 면세점 직원 3명과 함께 창업을 했어요. 작년이 사실상 사업 첫해였는데 연 매출이 1억원을 넘었어요. 자본보다는 지식과 노하우가 더 중요한 일이어서 과감하게 뛰어들 수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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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예원 대표 김민아(왼쪽 두 번째)씨가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신의 공방에서 서울시장년창업센터 관계자들과 사업 방향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서울시장년창업센터 제공
선예원 대표 김민아(왼쪽 두 번째)씨가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신의 공방에서 서울시장년창업센터 관계자들과 사업 방향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서울시장년창업센터 제공
‘치킨집’으로 대표 되는 남성 중심의 중년 창업시장에 ‘아줌마 창업’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교육·뷰티·패션·컨설팅 등 지식 및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소자본 창업이라는 점에서 기존 남성과 다르고, 단절됐던 경력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젊은 여성들과도 차별화된다.

지난 22일 찾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장년창업센터에는 입주사 20곳 중 5곳에서 여성 사장들이 바쁘게 업무를 보고 있었다. 서울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이곳은 40대 이상 창업자에게 1년간 사무실을 내주고 창업 컨설팅까지 제공한다.

센터 관계자는 “2년 전에는 여성 회원이 거의 없었는데 지금은 전체 창업 회원 333명의 5분의1인 65명(19.5%)이 여성”이라고 말했다. 여성 창업 회원 65명 중 14명이 각종 컨설팅 업체를 차렸고, 10명이 의류업, 9명이 생활용품업과 교육서비스업, 7명이 액세서리업을 시작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여성 사업자는 지난해 10월 248만 7840명으로 2010년 12월(192만 8270명)에 비해 약 5년 새 29%가 늘었다. 같은 기간 남성 사업자 증가율(19.5%)을 크게 웃돈다.

2012년 12월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공방 선예원을 창업한 김민아(45·여)씨는 “귀금속 공예 학원에서 강사로 일하던 중 부모님의 위암 수술로 간병을 하다가 창업을 했다”며 “강사 경력을 살려 직접 제작 외에 공예 수업까지 개설해 작년에 매출 1억원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남성들은 복잡한 창업준비 과정을 생략하기 위해 프랜차이즈 사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중년 여성들은 체감경기를 감안한 냉철한 손익분석을 토대로 창업하려는 경향이 더 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센터에서 컨설팅을 해주고 있는 손문규 창업닥터는 “치킨집의 초기자본은 5000만원인데 컨설팅업체 등 중년 여성의 창업은 500만원이면 가능하다”며 “고정비를 최대한 줄이는 알뜰 경영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중국인 관광객에게 화장법을 가르치는 유모(48·여)씨는 “평생 대기업이나 군 간부로 대접받던 남편의 친구들이 명퇴를 하고 사업에 실패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실물경제에 밝은 내가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센터 관계자는 “최근에는 중년 여성들이 1인 가구와 관련한 사업이나 반려동물 사업 등 사회의 장기적인 변화를 반영해 창업 아이템을 고르는 경향이 있다”며 “다만, 회계 및 법무 지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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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16-01-2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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