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14명 활동성 환자, 70명 잠복감염자…가족 추가 조사중
지난해 8월 창원의 한 중학교에서 시작된 결핵 감염자가 33명 더 추가되면서 지금까지 모두 84명이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지난달 30일 경남도교육청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이 학교에서 활동성 결핵환자 4명, 잠복결핵감염자 47명 등 총 51명이 결핵균에 감염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질병관리본부와 창원보건소는 이 중학교 결핵 감염 상황에 대해 합동 역학조사와 검사를 실시한 결과 84명이 결핵에 감염됐다고 14일 발표했다.
이 가운데 학생 14명은 활동성 결핵환자였으며 70명은 결핵균에 노출됐지만 타인에게 균을 전파하지 않는 ‘잠복결핵감염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잠복결핵감염자는 결핵균을 보유하고 있는 게 맞지만 균이 활동을 하지 않는 상태라 ‘결핵에 걸렸다’고 표현하기는 힘들다고 보건소는 설명했다.
결핵환자 14명은 일반적인 결핵 치료를 받지만 잠복결핵감염자 70명은 결핵 ‘예방’ 치료를 받는다고 보건당국은 덧붙였다.
질병관리본부는 최초 환자가 신고된 지난해 9월부터 질병관리본부 대응 매뉴얼에 따라 역학조사를 진행했다.
이후 추가 환자가 발생하자 학교 전체 학생(713명)과 교직원(52명), 가족과 해당 학교 학생들이 다니는 학원(90여명) 등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대폭 확대했다.
질병관리본부는 학생 14명 중 최초 감염자인 A학생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초기 결핵환자’로 일찍 발견·치료한 덕분에 조기 치료뿐만 아니라 2차 전파 차단에도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 결핵균 감염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잠복결핵감염 검사도 한 결과 학생 58명과 교직원 12명 등 총 70명이 잠복결핵감염자로 진단돼 예방 치료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창원보건소 관계자는 “최초 감염자인 A학생은 전염성이 강한 결핵균을 가지고 있어서 결핵이 광범위하게 퍼졌다”며 “이 학생은 어떻게 결핵에 걸리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결핵은 해당 학교 학생과 교직원들에게만 퍼진 것으로 드러났다.
최윤근 창원보건소장은 “현재 조사를 모두 마쳤으며 이를 통해 발견된 초기 결핵환자는 등교를 중지시키고 치료를 했다”며 “학부모와 학생, 교직원들은 이번 결핵발생으로 인한 추가 결핵감염에 대해선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현재 보건당국은 추가로 발견한 초기 결핵환자 13명의 가족을 대상으로 검사를 계속하고 있어 결핵환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질병관리본부 결핵조사과 이승철 팀장은 “기관에 대한 조사는 다 끝났고 현재 환자 가족 검사만 남았다”며 “그러나 추가 결핵환자 13명은 발병 초기에 잡아낸 경우라 가족들에게 전염됐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교육청은 결핵 확산방지를 위해 대책반을 구성·운영하고, 각 학교에 대해서도 감염병 예방관리 강화를 지시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해당 학교는 겨울방학 중 방과후 활동을 중지하고 신입생 반편성 고사를 2월 이후로 연기하는 등 학사일정을 조정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결핵 증상자 발생 시 바로 격리해 병원 진료를 받도록 조치하는 등 도내 학생과 교육가족 모두가 감염병 확산에서 안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표적 후진국형 질병으로 꼽히는 결핵 초기증세는 기침과 가래, 피로감, 신경과민, 미열 등이다.
2011년과 2012년 국내 신규 결핵 환자가 4만명에 육박하는 등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3년에는 3만6천명대로 떨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