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감독 “서울시향 떠나겠다”… 오늘 마지막 지휘

정명훈 감독 “서울시향 떠나겠다”… 오늘 마지막 지휘

이은주 기자
이은주 기자
입력 2015-12-29 23:00
수정 2015-12-29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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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의 편지 전달… 재계약 보류 등 영향

지휘자 정명훈이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직을 떠나겠다는 뜻을 29일 밝혔다. 정 감독은 이날 정오 최흥식 서울시향 대표를 만나 사의를 밝히고 심경을 담아 단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전달했다. 정 감독의 부인 구모씨가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에 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하도록 직원들에게 지시한 혐의로 최근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것과 전날 열린 서울시향 이사회에서 예술감독 재계약이 보류된 것이 이번 결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 감독은 30일 예정된 서울시향의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지휘를 끝으로 10년간의 음악감독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정 감독은 편지에서 “10년의 음악감독을 마치고 여러분을 떠나면서 이런 편지를 쓰게 되니 참으로 슬픈 감정을 감출 길이 없다”며 “제게 음악보다 중요한 게 한 가지 있으니 그것은 인간애이며, 이 인간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는 여러분과 함께 음악을 계속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정 감독은 특히 박 전 대표의 직원 성희롱, 막말 논란 가운데 불거진 자신과 직원들을 둘러싼 각종 시비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하면서 “결국에는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비인간적인 처우를 견디다 못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렸는데 이제 세상은 그 사람들이 개혁을 주도한 전임 사장을 내쫓기 위해 날조한 이야기”라고 한다며 “이것은 제가 여태껏 살아왔던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한 어조로 불만을 나타냈다.

한편 이날 정 감독의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지평은 보도자료를 통해 정 감독의 부인 구모 씨가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에 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도록 서울시향 직원들에게 지시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변호인단은 “지휘자의 부인은 박 전 대표로부터 피해를 입었다는 직원들의 사정을 알게 되자 심각한 인권문제로 파악하여 이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찾도록 도와준 것”이라고 반박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정명훈 예술감독이 끌어올린 수준과 성과를 어떻게 지속할지가 과제로 남게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특히 지난 28일 보류된 재계약건에는 정 감독이 부지휘자를 양성한다는 조건도 들어 있었다고 덧붙였다. 당장 ‘포스트 정명훈’의 대안을 찾기 어려운 상태에서 정 감독과 재계약을 하는 것이 서울시의 뜻이었다고 강조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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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2015-12-3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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