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잔재물 대충 처리했다가 8년 만에 들통나 재철거

수중잔재물 대충 처리했다가 8년 만에 들통나 재철거

입력 2015-12-22 16:17
수정 2015-12-2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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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대교 수중 20m 구간에 시트파일 철거 소동

2007년 완공된 부산 다대항 배후도로 강변대교 공사과정에서 시공사가 수중 잔재물 일부를 처리하지 하지 않았던 것이 8년 만에 어민들에게 들통나 재철거 작업을 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부산시는 다대항 배후도로의 한 부분으로 사상구 삼락IC와 북구 덕천IC를 연결하는 강변대교(길이 1천980m·왕복 8차로) 교각 아래 낙동강 수중에 미철거된 구조물을 확인하고 한 달간 철거작업을 벌여 완료했다고 22일 밝혔다.

미철거 구조물은 강변대교가 2003년부터 2007년까지 1천43억원을 들여 만들어질 때 시공사인 L토건이 교각 하부에 작업공간을 확보하려고 꽂아놓은 철제말뚝 ‘시트파일’의 일부다.

설계상 시트파일은 모두 제거하게 돼 있고, 사업비에 제거 명목으로 9억원이 편성돼 있었는데도 L사는 태풍으로 시트파일 일부 구간이 뒤틀려 뽑아내기 어렵다며 강변대교 7번 교각 아래 20m 구간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다.

어민들은 수년 동안 강변대교 주위만 가면 주낙과 그물이 잘 빠져나오지 않고, 이 지점에서 유독 쓰레기가 한꺼번에 떠오르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자 지난해 수중조사를 벌여 이런 사실을 발견했다.

어민들과 부산시가 확인한 결과 수심 4m의 강바닥 아래에는 수십 개의 시트파일이 시커멓게 녹이 슨 채 강바닥에서 최대 2m까지 돌출돼 있었고, 바닥에는 쓰레기가 시트파일에 걸려 떠내려가지 못하고 잔뜩 쌓여 있었다.

수중 잔재물이 모두 철거됐다는 감리 보고만 믿고 준공허가를 내줬던 부산시 측은 부랴부랴 8년 만에 시공사에 책임을 묻고 나섰고, 시공사는 최근 한 달간 잠수부를 투입해 시트파일을 모두 제거하는 소동을 벌였다.

북구 구포 어촌계의 한 관계자는 “시공사가 물속이라고 대충 철거를 했고 부산시와 감리가 이를 부실하게 감독하는 바람에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태풍에 뒤틀린 시트파일을 뽑아내려면 배정된 사업비보다 돈이 많이 들다 보니 시공사 측에서 그랬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시 시공사 측에서도 시트파일을 잘라내기는 했는데 남아 있던 부위가 낙동강 준설사업으로 더 돌출되다 보니 문제가 생겼고, 부산시도 이런 문제가 생긴 것에 대해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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