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계륜 징역 2년·신학용 징역 2년6개월 1심 선고…형 확정시 의원직 상실

‘입법 로비’ 혐의로 기소된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61) 의원과 신학용(63) 의원이 1심에서 각각 징역 2년과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장준현 부장판사)는 22일 “뇌물 공여자의 진술 신빙성이 상당 부분 인정된다”며 신계륜 의원에게 징역 2년과 벌금 2천500만원, 추징금 2천500만원을, 신학용 의원에게 징역 2년6개월과 벌금 3천100만원, 추징금 2억1천3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무죄를 주장하며 다투고 있어 방어권 보장을 위해 법정구속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공무원에 임용될 수 없게 한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이 두 사람은 의원직을 잃게 된다.

재판부는 신계륜 의원의 공소사실 중 국회 의원회관에서 3천만원을 받았다는 부분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현금 2천만원과 상품권 500만원은 공여자인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김민성 이사장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적이며 앞뒤 상황과 맞아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신학용 의원 역시 김 이사장이 현금과 상품권 등 1천500만원을 건넸다는 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또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조직적으로 신학용 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3천60만원을 후원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이를 직무와 관련한 뇌물로 봤다. 1억6천여만원의 불법 정치자금 조성도 유죄로 판단했다.

두 의원 모두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로 기소됐지만, 신계륜 의원은 범죄 액수가 가중처벌 하한인 3천만원에 못 미쳐 형법상 뇌물수수죄가 적용됐다. 신학용 의원은 총 뇌물수수액이 4천860만원이어서 특가법을 적용받아 형량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재판부는 신계륜 의원에게 “헌법상 청렴의 의무를 진 국회의원으로 상임위원장 직책에 있으면서 이해관계인들로부터 특정 입법에 도움을 달라는 청탁을 받고 뇌물을 수수해 죄책이 무겁다”며 “다만, 그동안 성실하게 의정활동을 한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신학용 의원에게는 “역시 국회의원이자 상임위원장으로서 이해관계인으로부터 여러 차례 돈을 받았다”며 다만, “출판기념회에서 찬조금으로 받은 뇌물은 관행적으로 행해지던 부분이 있어 위법성 인식이 다소 약했다고 볼 수 있는 점, 성실히 의정활동을 수행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각각 환경노동위원장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맡고 있던 두 의원은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김 이사장으로부터 옛 교명에서 ‘직업’을 빼는 법안 처리 대가로 2013년 9월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5천500만원, 1천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9월 불구속 기소됐다.

신학용 의원은 또 사립유치원 관련 법안을 대표 발의한 대가로 2013년 9월 출판기념회에서 한국유치원총연합회로부터 3천360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았다. 그는 2007년 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보좌관 급여 일부를 떼어 불법 정치자금을 조성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도 올해 1월 추가 기소됐다.

검찰은 신계륜 의원에게 징역 7년과 벌금 1억1천만원, 추징금 5천500만원을, 신학용 의원에게는 징역 6년과 벌금 1억원, 추징금 4천860만원을 구형했다.

신계륜 의원은 선고가 끝난 뒤 “법원이 뭔가 잘못 판단한 부분이 있다. 항소하겠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신학용 의원도 “착잡하다. 출판기념회 축하금을 그렇게 따져선 안 된다”며 항소하겠다고 말했다.

입법로비 사건으로 먼저 구속 기소된 김재윤 의원은 지난달 징역 4년과 벌금 6천만원, 추징금 5천400만원 형이 확정돼 의원직을 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