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이제 잘 가라”…수능일 대학입시 거부 선언한 청소년들

“입시 이제 잘 가라”…수능일 대학입시 거부 선언한 청소년들

입력 2015-11-12 14:10
수정 2015-11-12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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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즐∼ 입시 즐∼ 이제 보충·야자는 그만∼ 인권침해 모두 파란 하늘에 날려버려!”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2일 오전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는 입시와 대학을 거부한 학생들이 모였다.

대학 입시 거부를 선언한 청소년 5명은 청소년들의 모임인 ‘투명가방끈’과 ‘멈춰라 입시경쟁 풀려라 다크서클 공동행동’ 등과 함께 ‘2015 대학거부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 앞서 동요 ‘곰 세 마리’와 애니메이션 ‘카드캡터 체리’ 주제가 등의 노래를 ‘입시는 이제 잘 가라’는 뜻의 ‘입시즐’로 개사해 부르고 손뼉을 치며 대학 거부 선언자들을 응원했다.

선언자들은 공동의 거부 선언문을 작성하는 대신 각자 자신의 생각을 담은 선언문을 현장에서 읽었다.

윤모(19) 양은 “입시 경쟁은 기계의 삶을 살도록 강요하고 있고 입시에 패배한 사람들을 불량품 취급한다”며 “그러나 우리는 기계가 아니며, 미래의 주인공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를 위해 현재의 행복을 유예해도 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모든 청소년은 지금 이 자리에서 행복을 누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선언자인 양지혜 양은 “청소년 세미나 모임에서 공부하면서 학교 밖 세상을 알게 되고, 점수에 일희일비하며 모범생이라는 칭찬을 듣는 게 불편해졌다”면서 “입시를 포기한 채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부터는 학교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입시만을 위한 공간인 학교에서 나는 거부당해왔다”며 “오늘 나는 대학 거부선언을 한다, 거부당한 내가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대학거부 선언을 한 이후 1년간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김예림씨는 “주변에서는 대학을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종용하지만 수능과 대학을 거부한 데 대해 후회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수 차례 “대학을 거부한다”는 내용의 구호를 외치고 기자회견을 마쳤으며, 이날 오후 6시 같은 곳에서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밤에는 학교·학원의 불을 끄자’는 주제로 거리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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