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조희팔 사건’…이번엔 제대로 규명할까

되살아난 ‘조희팔 사건’…이번엔 제대로 규명할까

입력 2015-11-08 11:18
수정 2015-11-0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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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강태용 송환 지연에 가족·주변인물 저인망 수사

희대의 사기범 조희팔(58)의 ‘오른팔’ 강태용(54)이 중국에서 검거된 지 10일로 한 달이 되지만 송환 지연으로 조희팔 사건 수사가 ‘외곽 수사’로 흐르고 있다.

잠정 피해액 4조원대로 단군 이래 최대 규모라는 조희팔 금융 다단계 사기 사건. 검·경은 조희팔 조직의 범죄수익 관리를 총괄하고 대외 로비를 담당한 강태용을 상대로 조희팔 위장 사망 의혹, 정·관계 로비 및 비호세력, 은닉재산 행방 등을 밝힌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강태용의 국내 송환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핵심 의혹에 대한 수사가 탄력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검찰과 경찰은 그의 송환이 해를 넘길 가능성도 열어 두고 조씨 일당의 가족, 측근 인물 등에 대한 저인망식 주변 수사를 벌이고 있다.

◇ 경찰, 조희팔 주변인물 8명 구속…재탕수사 지적도 = 강태용을 검거한 뒤 초기 수사에 상대적으로 활기를 보인 쪽은 경찰이다.

대구지방경찰청은 강태용에게서 돈을 받고 압수수색 정보를 유출한 의혹을 받는 정모(40) 전 경사와 조희팔이 운영하던 금융 다단계 업체에서 전무직을 맡아 사기 범행을 방조한 임모(48) 전 경사 등 전직 경찰관 2명을 포함해 조희팔과 강태용 주변 인물 5명을 구속했다.

또 조희팔 측근들의 도피를 돕거나 은닉재산을 세탁해준 조력자 3명도 구속했다.

2008년 당시 부실 수사로 논란이 된 경찰이 자체 특별수사팀까지 구성하면서 뒤늦게 의지를 보이는 것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경찰은 “전·현직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가혹하게 수사하겠다”는 원론적인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검찰 수사에 끌려가지 않으려고 선수를 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조력자를 제외한 5명의 구속자 가운데 전산실장 배상혁(44)을 뺀 나머지 4명은 과거에 이미 사법처리된 적이 있고, 경찰이 적용한 혐의도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재탕 수사’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 검찰, 조희팔 아들·내연녀 검거…은닉재산 흐름 집중 추적 = 검찰은 상대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이다.

이번 수사가 지난해 7월 시작한 조희팔 사건 재수사의 연장선에 있다는 시각 때문이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지난 1년 동안 수사에서 축적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구석구석 들여다볼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먼저 조희팔과 강태용 주변 수사에 중점을 두고 있다. ‘고구마 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들을 짚어볼 수 있다는 취지다.

검찰은 이와 관련 조씨의 내연녀 김모(55)씨와 조씨의 아들(30)을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검거했다.

김씨는 조희팔이 2011년 12월 중국에서 사망했다는 설이 나올 당시 함께 있었던 것으로 언급된 인물이다.

강태용 검거 이후 조희팔과 강태용 가족 거주지, 측근 인물, 차명계좌 등을 빌려준 조력자 자택, 사무실 등 20여 곳을 최근 극비리에 압수수색하고 계좌추적을 진행하는 과정에 이들의 혐의를 포착했다.

대구지검은 조씨 아들과 내연녀 등을 상대로 은닉재산 행방뿐만 아니라 조희팔 위장 사망 의혹, 정관계 로비, 비호세력 등도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까’라는 의혹의 시선을 받기는 검찰도 마찬가지다.

김광준(54) 전 부장검사와 대구지검 서부지청 오모 (54) 전 서기관이 조희팔 측 돈을 받아 구속된 데 이어 검찰 조직 내부에도 조희팔 조직을 비호한 세력이 더 있지 않겠느냐는 의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 강태용 범죄사실 함구 가능성 커…걸림돌 되나 = 검·경 주변에서는 강태용을 국내로 송환해 조사하더라도 구체적인 범행과 관련해 입을 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는 조희팔 사건의 전모 등을 밝히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2012년 2월 붙잡혀 3개월 뒤 국내에 송환된 조희팔 측근 강호용(47)과 최천식(58)도 정관계 로비 의혹, 은닉재산 행방 등에는 입을 열지 않았다.

검찰은 강태용이 입을 열도록 하는 확실한 증거 확보 등을 통해 수사의 벽을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경찰도 자체 계좌추적팀을 보강해 조희팔 주변 인물들의 자금거래 흐름 등을 집중 살펴보고 있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하나씩 사실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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