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입북·망명시도 ‘北바라기’ 두번째 감옥살이

밀입북·망명시도 ‘北바라기’ 두번째 감옥살이

입력 2015-11-08 10:51
수정 2015-11-0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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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북한이 돌려보낸 50대 징역 1년6월 확정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을 버리지 않았기에 이 땅에 가장 암울하고 어려운 때에 위대한 인물 김일성을 간도와 조선반도에 보냈다고 나는 확신함.’

8일 법원과 검찰에 따르면 마모(53)씨는 지난해 11월27일 오후 10시40분께 접경지역인 중국 지린(吉林)성 허룽(和龍)시 충산진(崇善鎭)의 여관에서 이런 메일을 자신의 계정으로 보냈다. 그러고는 이튿날 아침 폭 20m가량의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너 북한 함경북도 무산군 흥암리에 도착했다.

북한 국경경비대와 국가안전보위부는 마씨에게 가족관계와 경력, 입북 경위, 입북 전 행적을 캐물었다. 마씨는 자신이 다닌 학교와 잠시 몸담았던 신문사, 종교재단이 운영하는 노숙인 복지시설의 위치를 알려주고 약도까지 그렸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10발씩 사격을 했다. 현역이 아닌 보충역으로 근무했다”며 군생활도 설명했다. 북한 조사관은 “출퇴근하는 군인이 있나?”라며 의아해했다고 한다.

마씨는 불법입국을 인정하는 자술서를 쓰고는 “남한에서 나를 정신병자로만 치부하고 자유를 구속하므로 북한에서 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활용가치가 작다고 판단한 북한은 같은해 12월26일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피고인을 잘 설득하여 돌려보낸다”며 마씨를 남측에 송환했다.

11월13일 북한에 들어가기 위해 인천에서 중국 다롄(大連)으로 향하는 배를 탄 지 43일 만이었다. 마씨는 판문점을 넘자마자 국가정보원의 조사를 받았다.

마씨는 2011년에도 국정원에 붙잡힌 적이 있었다. 그는 2010년 9월 미국 뉴욕에 있는 유엔 북한대표부를 찾아가 “북한에서 살고 싶다”며 망명을 요청했으나 건물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쫓겨났다.

이듬해 8월 불법체류 단속에 걸려 추방당한 마씨는 밀입북 시도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1년간 수감생활을 했다. 올해 1월 국정원에서 마씨의 신병을 넘겨받은 검찰은 마씨를 두 번째로 기소했다.

검찰은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한 마씨가 ‘남한은 미국에 예속된 천민자본주의 사회, 북한은 선군정치사회’라는 왜곡된 인식과 북한에 대한 환상 탓에 재차 입북을 시도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마씨는 법정에서 정치적 확신범의 면모를 보이지는 못했다. 그는 “두만강에서 얼음을 지치고 있는데 북한 경비원이 총을 겨누며 위협하고 강제로 북한으로 끌고갔다”고 항변했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최근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징역 1년6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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