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교육청 누리과정 예산 떠넘기기…내년도 파행 ‘우려’

교육부-교육청 누리과정 예산 떠넘기기…내년도 파행 ‘우려’

입력 2015-10-25 10:41
수정 2015-10-2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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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의무지출경비’ 지정에 교육청 “여건상 예산 마련 못해”학부모들 “내년에도 파행? 정부·지자체 서둘러 대책 세워야”

내년도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 편성을 놓고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간 ‘떠넘기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적지 않은 혼란을 겪은 누리과정이 내년 전면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육부는 누리과정 예산을 ‘의무지출경비’로 지정, 각 시도교육청에 내년도 관련 예산을 의무적으로 편성하도록 했으나 시도교육청은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할 사업”이라며 편성을 강력히 거부한 상태다.

‘힘겨루기’ 양상을 보이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3조8천억원 규모의 내년 관련 예산 편성 책임을 미루며 해를 넘기면 누리과정은 연초부터 큰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 내년 누리과정 예산 3조8천억원…지방교육재정 ‘압박’

누리과정은 만 3∼5세 미취학 아동에 대한 보육비 지원 사업이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동에게 국민공통 교육·보육과정인 누리과정을 가르치고 매달 교육·보육료를 지원한다.

어린이집 누리과정은 과거 보건복지부가 담당했으나 지난해 부처가 교육부로 단일화하면서 시도교육청이 유치원은 물론 어린이집 예산도 부담하게 됐다.

각 교육청은 어린이집 지원사업비의 국고지원을 요청했으나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양측의 대립과 갈등은 첨예했다.

결국, 각 시도교육청은 정부의 추가 예산지원 및 지방채 발행, 지자체 지원 등으로 올해 누리과정을 어렵게 지원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일부 시도교육청이 부족 예산을 제때 추가 편성하지 않아 곳곳에서 혼란이 빚어졌다.

올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누리과정에 쓴 예산은 모두 3조8천209억원이다.

경기교육청이 1조460억원, 서울교육청 5천909억원, 경남교육청 2천873억원, 부산교육청 2천313억원, 인천교육청 2천290억원, 경북교육청 2천116억원, 대구교육청 1천910억원, 충남교육청 1천745억원 등이었다.

경기교육청의 경우 누리과정 예산이 인건비를 제외한 본예산 총액의 29.2%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컸다.

충남교육청도 전체 예산의 6.3%에 달하는 등 누리과정 예산이 지방교육 재정에 큰 압박 요인이 됐다.

내년에도 전국의 누리과정 예산은 올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늘어 3조8천668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시도교육청은 재정여건상 이 금액을 감당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특히 학생수 및 학교수가 적은 일부 농촌지역 시도교육청은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산정 시 학생수 반영 비율이 높아지면서 내년 교부금 규모까지 줄어 누리과정 예산의 부담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내년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경기도교육청 821억원, 대구시교육청 7억원 정도 늘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전남도교육청은 314억원, 강원도교육청은 492억원, 전북교육청은 2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는 “교부금이 늘거나 준다 해서 누리과정에 대한 입장이 바뀌는 것이 아니지만 교부금이 200억원 줄면 재정부담이 더욱 커지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 교육부 “편성해라” vs 교육감들 “못해”…접점 못찾는 예산 갈등

교육부는 누리과정 예산을 시도교육청이 모두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누리과정은 지난 정부에서 교육계의 요구와 관계부처 협의, 법령 개정 등을 거쳐 2012년부터 지방교육재정에서 부담한 사업으로 교육감의 누리과정 예산 편성은 법령상 의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 교육청들이 매년 못 쓰고 이월·불용 처리 하는 예산이 연간 약 4조원에 달한다는 점을 들어 교육청 예산운용을 개선하면 누리과정을 감당할 수 있다고 본고 있다.

교육부는 2016년도 누리과정 소요액 전액을 교부금으로 지원하며, 일부 지방교육재정 부족분은 지방채 발행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누리과정 예산은 정부가 교육청에 나눠주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충당한다.

그러나 교육감들은 누리과정을 정부에서 책임져야 한다며 관련 교육재정교부금을 활용한 관련 예산편성을 아예 하지 않겠다고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21일 열린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임시총회에서 이를 공식 결의했다.

교육감협의회는 “누리과정 예산 편성은 법률적으로 교육감 책임이 아닐 뿐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시도교육청의 재원으로 편성 자체를 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또 “’2016∼2020년 중기지방교육재정계획’ 중기 의무지출 전망에 누리과정 보육비를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전국 교육감들은 지방재정교부금으로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게 되면 다른 교육사업들을 축소하거나 폐지할 수밖에 지방교육이 황폐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도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면 매년 1천억원 가량 소요되는 학교환경 개선 사업 등 학교 교육 사업에 엄청난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교육감들은 더 나아가 지방교육재정난을 해소하기 위해 내국세 총액의 20.27%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비율을 25.27%로 올릴 것을 요구 중이다.

◇ “내년에도 보육대란?”…학부모들 벌써 ‘걱정’

올해 곳곳에서 삐걱거린 누리과정으로 마음고생을 한 학부모들은 벌써 내년을 크게 걱정한다.

정부와 전국 교육감들이 누리과정 예산을 계속 떠넘기며 끝까지 편성하지 않으면 내년 보육대란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학부모들은 올해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은 편성하고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만 일부 편성하지 않은 교육청들이 내년 전체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거부할 경우 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한다.

내년에 집 근처 어린이집에 아동을 보낼 예정인 학부모 신정민(35)씨는 “작년에 혼란스러운 모습을 뉴스로만 보다가 이제는 직접 내일이 될 수 있다 생각하니 벌써 불안하다”며 “정부와 교육청이 싸우지만 말고 해결책을 내놨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도 ‘정부가 누리과정 예산편성을 하지 않는 등 보육예산을 줄인다’며 이미 집단 휴원을 예고한 상태다.

연합회는 “2016년도 어린이집 누리과정 보육료 예산이 교육부에도, 복지부에도 편성돼 있지 않았다”며 “이대로 해를 넘기면 보육대란이 또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올해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6개월치밖에 편성 못했다가 뒤늦게 나머지 6개월분을 충당했는데 내년에도 비슷한 일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누리과정 예산 갈등이 계속되면서 조만간 시작될 유치원들의 내년 원생 모집 경쟁률이 더욱 높아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교육청이 직접 관리하는 유치원이 어린이집보다 그나마 누리과정 예산 편성 가능성이 커 학부모들이 올해보다 더 몰릴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박규남 서울시의원, 동대문구 수직구 군자교로 이전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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