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언니 빛바랜 옛날 사진 들고 ‘눈시울’

北언니 빛바랜 옛날 사진 들고 ‘눈시울’

문경근 기자
문경근 기자
입력 2015-10-19 23:00
수정 2015-10-20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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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봉 앞둔 이산가족들 표정

지난 60여년 동안 ‘오매불망’ 기다리던 남북 이산가족들이 마침내 20일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리는 ‘단체 상봉’을 통해 극적으로 첫 만남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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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차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하루 앞둔 19일 강원 속초시 한화리조트에 도착한 남측 방문단 가족 중 김용분(67)씨가 금강산에서 만날 북에 있는 오빠 김용득(87)씨의 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제20차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하루 앞둔 19일 강원 속초시 한화리조트에 도착한 남측 방문단 가족 중 김용분(67)씨가 금강산에서 만날 북에 있는 오빠 김용득(87)씨의 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북측 이산가족 상봉 인원은 방문단과 동반 가족을 포함해 141명이다. 이산가족 행사는 3일 동안 6차례, 12시간에 걸쳐 이뤄진다. ▲단체 상봉 ▲환영 만찬 ▲개별 상봉 ▲공동 중식 ▲단체 상봉 ▲작별 상봉 순서로 2시간씩 행사가 진행된다.

지난해 2월 이후 1년 8개월 만에 열리는 이번 제20차 이산가족 상봉은 북측 방문단 96가족이 남측 가족과 상봉하는 1차(20~22일)와 남측 방문단 90가족이 북측 가족과 만나는 2차(24~26일)로 나뉘어 진행된다.

앞서 상봉 하루 전인 19일 남측 이산가족의 집결지인 강원 속초 한화리조트에는 오후 2시가 집결 시간임에도 일부 이산가족이 오전 10시쯤부터 서둘러 도착했다. 낮 12시쯤부터는 상봉단 접수창구가 마련된 리조트 본관 로비가 크게 붐볐다.

북측 이산가족에게 전달할 의류와 약품, 생필품, 과자 등 각종 선물로 채워진 커다란 가방을 들고 집결지에 도착한 이산가족 대부분은 60년 넘게 헤어져 있었던 혈육을 만난다는 설렘에 한껏 상기된 표정이었다.

여동생과 함께 북에 있는 누님 강영숙(83)씨를 만나러 가는 강정구(81·서울시)씨는 “속초 지리도 잘 모르고 해서 서울에서 일찍 출발했다”며 “누님을 만난다고 하니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 오빠와 동행하는 여동생은 언니의 빛바랜 옛날 사진을 들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역시 북한의 누님 박용순(84)씨를 만나러 가는 박용득(81·경기도)씨는 “인천 상륙 작전 때 누님과 가족들이 헤어졌다”며 “당시 누님은 서울대병원 간호사로 일했다”고 말했다. 북측 사촌 오빠 편히정(84)씨를 만나러 가는 남측의 사촌 동생 편숙자(78·강원도)씨도 로비 바닥에 철퍼덕 앉아 가족과 함께 접수를 기다리며 “오빠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워서 내가 직접 경찰서에 가서 수속을 다 했다”면서 “만나도 얼굴은 모를 테지만 뼈다귀(혈육)니까 반가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집결지를 방문, 이산가족들을 만난 자리에서 “상봉 정례화를 통해 (가족을) 더 자주 만나고 고향 방문이 이뤄질 수 있도록 북한과 최선을 다해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공동취재단·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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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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