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200차 수요집회… “할머니들 없는 집회 되고 있어 안타까워”

1천200차 수요집회… “할머니들 없는 집회 되고 있어 안타까워”

입력 2015-10-13 08:18
수정 2015-10-13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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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 인터뷰…”정대협, 목표달성후 발전적 해소가 목적”

“1천200차 수요집회를 맞이하는 마음은 기쁘기보다는 높은 벽 앞에 선 듯 답답합니다. 1천200이라는 숫자가 조금만 더 가면 끝이 보일 것이라는 희망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할머니들에게 그 희망이란 한숨·절규·분노가 어우러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매주 여는 수요집회가 14일로 1천200차를 맞는다. 1992년 시작된 집회는 올해 들어 햇수로만 24년 됐다.

그러나 1천200차 집회를 앞둔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기쁘기보다는 오히려 마음이 무거워진다고 말했다.

1천200번이나 대사관 앞에서 집회했는데도 아직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일본은 군국주의로 다시 질주하고 있고 망언이나 역사왜곡도 심화하는 현실 때문이다.

윤 대표는 “초기 수요집회는 주인공이 생존 피해 할머니들이었는데 점차 생존자가 없는 집회가 돼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실제로 최근 1천197∼1천199차 집회에는 그간 꾸준히 자리를 지켜온 김복동(89) 할머니와 길원옥(88) 할머니도 건강 등 문제로 참석하지 못해 할머니들 없이 치러야 했다.

윤 대표는 “정대협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해결된다는 목표가 달성되면 발전적인 해소를 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정대협이라는 단체가 (없어지지 않고) 햇수를 더해갈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그는 “해방 70주년인 올해 6월 한국과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본격적인 협의를 할 때까지만 해도 기대가 있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진전이 없이) 조용하다”면서 “일본은 ‘아베 담화’를 통해 오히려 거만한 제국주의와 침략주의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을 뿐만 아니라 한반도에서 있었던 범죄에 대해서는 반성하지도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일본이 문제 해결책을 가지고 오기를 기다리며 일본 정부만 바라보는 것 같다”며 “그러나 피해자가 외교 노력을 기울여 연대를 만들지 않으면 가해자인 일본은 절대 반성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1천200차 수요집회를 하면서 가장 감동적이었던 것은 할머니들의 인식이 변화했을 때라고 윤 대표는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모자를 눌러쓰고 ‘나는 죄인이고 시대를 잘못 태어나 부끄러운 여자다’라고 말했던 생존자들이 어느덧 ‘나는 피해자이자 생존자이고, 인권운동가이자 평화운동가다’라고 당당해지는 모습이 정말 훌륭해보였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올해 김복동 할머니와 함께 미국·유럽 순회를 다녀오기도 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은 나치의 만행은 기억해도 일본의 만행은 잘 모르고 있었지만 김 할머니가 직접 증언한 덕분에 미국·유럽인들의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었다”고 성과를 설명했다.

윤 대표는 정부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아베 정권과 거울처럼 똑같이 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극우 교과서를 채택한 일본에게 ‘이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비판해왔는데 그렇게 말한 정당성이 오히려 희박해지게 됐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1천200차 수요집회의 의미에 대해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1천200차를 헤아릴 동안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무언가가 해결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을 미래 세대에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천200차 수요집회는 특별히 위안부 할머니들이 이끌어가는 자리로 꾸며질 계획이다.

이용수(87) 할머니가 사회를 보고 김복동 할머니가 발언하는 한편, 그간 수요집회에 참석했던 위안부 피해자들의 사진을 하나씩 들고 이들이 모두 이 자리에 참석한 느낌을 연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길원옥 할머니는 아직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지 못해 1천200차 수요시위에 참석하지 못할 것 같다며 윤 대표는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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