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보험 설명 부족했어도 70%는 가입자 책임”

법원 “보험 설명 부족했어도 70%는 가입자 책임”

입력 2015-08-02 10:31
수정 2015-08-0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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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사 말 안해도 보험증서 스스로 확인의무

보험설계사가 보험 조건을 정확히 설명하지 않았더라도 이에 따른 책임의 상당 부분은 보험증서를 꼼꼼히 챙기지 않은 가입자에게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6부(윤강열 부장판사)는 수영장 운영자 이모씨가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낸 4억5천만원의 보험금 지급 청구 소송에서 보험사가 이씨에게 1억3천500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이씨는 2012년 다른 수영장 운영자로부터 ‘강습생이 사고를 당했는데 5억원에 합의를 봤다’는 말을 듣고 보험사에 ‘1인당 3천만원, 1사고당 3억원’인 현재 보험 상품을 5억원으로 증액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보험설계사는 1사고당 5억원으로 보상금을 증액한 뒤 ‘보상한도액을 5억원으로 올렸다’고만 하고 실수로 1인당 한도액은 얘기하지 않았다. 이씨는 1인당 보상액이 5억원이 됐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론 5천만원에 불과했다.

6개월 뒤 이씨의 수영장에서도 수영강습생이 다이빙 연습을 하다 수영장 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목 아래가 마비됐다. 수영장과 수영강사가 모두 6억5천만원을 물어줄 상황에 놓이자 이씨는 보험을 찾았으나 보험금은 고작 5천만원 뿐이었다.

이씨는 ‘중요 사항인 1인당 보상한도액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며 애초 요구했던 5억원에서 5천만원을 뺀 나머지 4억5천만원을 배상하라고 보험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설계사가 정확히 설명했다면 이씨가 다른 보험회사를 통해서라도 1인당 보상한도액 5억원의 보험에 들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씨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씨도 보험증서를 제대로 확인하거나 보장내용을 문의했다면 1인당 보상한도가 5천만원인 점을 알고 손해를 방지할 수 있었다면서 “이씨의 과실 비율을 70%로 정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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