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고교’ 피해자만 130명… 교장도 연루됐다

‘성추행 고교’ 피해자만 130명… 교장도 연루됐다

장형우 기자
장형우 기자
입력 2015-07-31 00:10
수정 2015-07-31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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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공립고 교사 5명 성추문 확산

교육 당국의 무사안일한 대응으로 서울의 한 공립고등학교가 교장까지 포함된 최악의 성추문에 휩싸였다. 여교사와 학생 등 성추행과 성희롱의 피해자가 최소 13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성추행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교장은 피해 여교사의 문제 제기에 미온적으로 대처했고, 서울시교육청은 피해 확산을 막을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서울시교육청은 여학생을 성추행한 교사 A씨와 수업 중 성희롱 발언을 일삼은 교사 B씨를 직위해제하고 경찰에 고발했다고 30일 밝혔다. 교육청은 해당 학교에 대한 특별감사에 착수해 또 다른 교사 2명 이상이 성추행 또는 성희롱을 한 사실을 파악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학교 교장도 성추행 의혹으로 특별감사 대상에 포함됐다.

교육청은 지난 14일 한 여학생이 A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이 학교 여교사로부터 제보받고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이 여학생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여학생과 동료 여교사들에게도 1년 넘게 지속적으로 성추행과 성희롱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A씨는 교내 성폭력고충처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올 3월 이 학교로 전입해 온 또 다른 교사 B씨는 자신의 수업 시간에 들어가는 반마다 수시로 학생들에게 성희롱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반별로 일부 여학생들에게 ‘황진이’, ‘춘향이’ 등 별명을 지어주고 수업 중에 자신이 연예인과 성관계하는 상상을 늘어놓는 등 광범위한 성희롱을 일삼았다. 최소 6명의 동료 여교사에 대한 성추행 사실도 드러났다. B씨의 수업을 들은 학생은 무려 120명에 이르고, 일부 피해 여교사들과 학생들은 면담 및 심리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B씨는 함께 형사고발된 뒤 지난 22일 직위해제됐다. 문제는 이 두 교사 이전에도 몹쓸 짓을 저지른 남자 교사들이 있었지만 교장 역시 성추행에 연루돼 징계에 미온적이었고, 그 결과 성추행이 마치 ‘조직문화’처럼 자리잡았다는 점이다.

지난해 2월 이 학교의 또 다른 남자 교사 C씨는 회식 때 2차로 간 노래방에서 동료 여교사를 강제로 끌어안는 등 성추행을 저질렀다. 이 과정에서 여교사가 저항하는 과정에서 옷이 찢어지는 등 피해를 입기도 했다. 당시 여교사는 곧바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교장은 중재를 한다는 이유로 징계 논의를 미뤘다. C씨는 사건 발생 1년이 넘은 올 3월에야 다른 학교로 전출돼 현재 버젓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특히 전출은 교장이 교육청에 요청해 이뤄지는데, 이 과정에서 교육청은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또 다른 피해를 막을 기회를 놓쳤다.

또 다른 남자 교사 D씨의 경우 지난 2월 다수 여학생에 대한 성추행 혐의로 고발돼 서울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가 수사한 뒤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D씨가 최소 6명 이상의 여학생을 1년 가까이 지속적으로 추행하는 동안 학교도 진상을 파악하지 못했고, 교육청 역시 지난 4월 직위해제 전까지 특별한 징계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또 이 학교 교장은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다”는 여교사의 제보에 따라 교육청의 조사 대상에 올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별감사를 벌이고 있는 서울교육청 감사관실은 일련의 학내 성범죄 처리 과정에서 교육청의 초기 대응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부실 대응 정황이 사실로 드러나면 관련자를 문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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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2015-07-3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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