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나자 택시 타고 동네 병원 찾아가…역학조사반 출동 ‘소동’
서울아산병원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돼 고향인 충청남도 공주에서 ‘자가격리’ 중이던 이가 8일 오전 열이 난다며 혼자 택시를 타고 동네 병원에 가 치료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이 환자의 이동경로를 따라 역학조사반이 출동하는 사태가 빚어졌다.안희정 충남도 메르스 대책본부장(충남도지사)은 9일 메르스 상황보고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밝히고 “일반 시민과 감염 치료자들의 신중한 행동”을 당부했다.
도 대책본부에 따르면 공주보건소는 이 확진자에 대해 매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전화로 상황을 체크하고 있었고, 8일 오전 확인 과정에서 임의로 동네 병원으로 이동한 사실을 인지, 즉시 앰뷸런스를 보내 환자의 신병을 공주시의료원으로 이송했다.
이후 대책본부는 즉시 역학조사반을 가동, 이 환자가 타고 간 택시와 병원 진료를 기다리며 대기했던 로비 및 의료진 등 접촉자들을 상대로 역학조사를 벌였고, 병원 측에서도 일반 환자들을 서둘러 돌려보내는 등 한 차례 홍역을 치러야 했다.
공주시의료원은 이 환자의 가검물을 채취해 충남보건환경연구원으로 보냈으며 9일 새벽 1시 ‘92번 확진자’ 판정이 나옴에 따라 환자를 천안단국대병원으로 보냈다.
92번 확진자는 서울 아산병원 보안요원으로 근무하다 지난달 26일 응급실을 찾은 6번 환자(71·사망)와 접촉했고, 지난달 27일부터 6월2일까지 서울 송파보건소 관리하에 격리됐으며, 6월2일 송파보건소의 요청에 따라 공주시보건소로 관리업무가 이관됐다.
이 때는 송파보건소가 공주시보건소에 ‘협조요청공문’을 발송했고, 앰뷸런스로 감염 의심 상태의 환자를 이송했다고 대책본부는 밝혔다.
안 본부장은 “관계 당국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당사자가 협조하지 않으면 메르스 확산을 막을 방법이 없다”며 거듭 자제와 협조를 당부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