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자본감시센터 장화식 전 대표 8억 수수 개입설 부인
론스타로부터 뒷돈 8억원을 챙긴 혐의(배임수재)로 구속기소된 장화식(52) 전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의 재판에서 고교 동창인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자신의 ‘개입설’을 부인했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장준현 부장판사) 심리로 20일 열린 속행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조 전 비서관은 “저는 장씨와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전 대표 측 사이의 ‘메신저’ 역할을 했으며 합의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조 전 비서관은 김앤장 변호사로 활동하던 2011년 8월 같은 로펌인 유 전 대표 변호인 측에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해주는 대가로 금전을 달라’는 장씨의 요구를 전달했다.
당시 유 전 대표는 주가조작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의 파기환송을 받고 다시 선고를 앞둔 상황이었다. 검찰은 조 전 비서관이 양측 사이에서 의견을 전달하며 합의내용 조정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조 전 비서관은 이날 “저의 역할은 비둘기였다”며 “저는 내용이 무엇인지 신경 쓰지 않고 그저 전달만 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특히 자신은 양측이 제시한 금액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론스타에 대한 활발한 감시활동으로 ‘론스타 저격수’로 불렸던 장씨는 2011년 9월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에 대한 비난을 중단하고 형사재판 중이던 유 전 대표의 탄원서를 써주는 대가로 8억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달 구속 기소됐다.
이날 재판에서 검사와 변호인은 김앤장 내부 이메일 등을 제시하며 장씨가 탄원서 2억원, 판결 전까지 처벌요구 활동 자제에 2억원, 집행유예 선고시 6억원 등 총 10억원을 유 전 대표 측에 처음 요구했으며 이후 양측의 밀고 당기기 끝에 결국 ‘8억 원 + 4억 원(집행유예 선고 시)’ 지급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 대표가 2011년 10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이듬해 2월 판결이 확정되면서 추가 4억원 지급은 없던 일이 됐다.
조 전 비서관은 2013년 6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정윤회 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동향보고서 등 청와대 내부 문건 17건을 박지만 EG 회장 측에 수시로 건넨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으로 올해 1월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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