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 지방의회 윤리위’제식구 감싸기’ 눈총

유명무실 지방의회 윤리위’제식구 감싸기’ 눈총

입력 2015-05-13 07:38
수정 2015-05-13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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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안 경미·탈당’ 이유로 회부 안해…회의 열리지 않은 곳도

지난 4월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모 광역의회 A 의원. 경찰을 포함한 공직사회에서는 음주운전으로 적발될 경우 최대 파면에 이르는 중징계를 받을 사안이지만 A 의원은 직을 유지한 채 의정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의회는 A 의원이 윤리 강령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품위를 손상했음에도 의회 내 구성된 윤리특별위원회에 넘기지 않은 채 ‘제식구 감싸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여 비난을 샀다.

전국 광역·기초의회에 윤리특별위원회(이하 윤리위)가 구성돼 있지만 소속 의원이 징계를 받은 사례가 극히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위법행위가 있는 의원조차 윤리위에 회부하지 않아 사실상 유명무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12일 전국 지방의회에 따르면 인천시의회는 제4대였던 2005년 6월 윤리특별위원회를 만든 이후 현재까지 윤리위에 넘겨져 징계를 받은 의원이 없다.

위원회를 만들 당시 윤리강령 개정 등을 위해 3차례 회의가 열렸을 뿐, 현재(제7대)까지 윤리위가 열리지 않았다.

충남도의회는 지난 9대 때(현재 10대)부터 윤리위를 가동하고 있지만 2013년 2월과 지난해 6·8월 등 3차례 회의를 열어 도의원 행동강령이나 운영조례안에 대해 논의했을 뿐 징계 등을 결의한 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의회도 2013년부터 윤리위를 구성·운영하고 있지만 아직 의원이 윤리위에 회부되거나 회의가 열린 적은 없고, 전남도의회나 울산시의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물론 윤리위에 부칠 만한 사안이 없어 징계하지 않은 게 가장 큰 이유겠지만 모든 지방의회가 그런 것만은 아니다.

사법부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징계를 미루는 의회가 있고, 윤리위에 넘겨질 법한 행태를 보인 의원이 윤리위원장을 맡은 의회도 있다.

실제로 경남 창원시의회는 지난해 9월 시의회 정례회 도중 안상수 시장에게 날계란을 던진 김성일 의원을 징계할 윤리위를 구성했으나 7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징계를 내리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현재 공무집행방해죄 등으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인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항소해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방종근 윤리위 위원장은 “확정판결이 나온 뒤 징계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충북도의회 윤리위는 지난 3월 11일 승진 인사에서 누락된 공무원 B씨에게 “왜 나에게 부탁하지 않았느냐”고 화를 내다가 맥주병을 던진 박한범 운영위원장을 대상으로 회의를 열었으나 ‘사안이 경미하다’며 징계 대상이 아닌 것으로 결론냈다.

경기 고양시의회도 2010년 12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이 성추행 사건에 연루돼 윤리위를 열었으나 해당 시의원이 탈당하는 선에서 마무리돼 별도의 징계는 하지 않았다.

제5대 때부터 윤리위를 운영 중인 대전시의회의 경우 그동안 모두 2차례 의원을 징계해 다른 광역의회보다 자정 노력이 돋보였다. 하지만 최근 제7대 의회 윤리위를 구성한 시의회가 지난해 11월 행정사무감사 당시 ‘거짓말 논란’을 일으킨 모 의원을 윤리 강령 준수 여부를 다룰 윤리위 간부로 선출하기도 했다.

문창기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윤리위에서 다루는 기준이 ‘윤리 규정 위반’인데 너무 두루뭉술하다”며 “사안별 징계 수위를 정해놓고 엄격히 적용해야만 윤리위가 제 식구 감싸기로 유명무실화됐다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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