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어버이날’…먼저 간 아들 뒤따른 ‘세월호 아빠’

‘쓸쓸한 어버이날’…먼저 간 아들 뒤따른 ‘세월호 아빠’

입력 2015-05-08 23:29
수정 2015-05-08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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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인 8일 홀로 살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세월호 사고 단원고 희생학생 아버지 권모(58)씨의 빈소는 그야말로 쓸쓸해 보였다.

권씨는 이날 오후 12시 40분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도의 한 단독주택 2층 원룸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10여년 전 이혼한 권씨는 줄곧 혼자 생활해왔다.

주로 동생을 도와 물류일을 하거나 근처 식당에서 배달일 등을 하며 지냈다고 한다.

전처와 살던 아들은 지난해 4월 세월호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시흥시 시화병원에 차려진 빈소에서 조문객을 맞이하고 있던 한 유족은 “(권씨가) 사고 전 아들과 그리 자주 만난 편은 아니었지만 아들이 희생됐다는 소식을 듣고는 많이 가슴 아파했다”며 “우리 가족들은 혼자 사는 권씨가 외로워할까봐 일부러 식사도 자주 하고 그랬는데 극단적인 선택을 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전 부인이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 활동에 적극 참여한 것과 달리 권씨는 유가족 모임이나 집회와는 거리를 두는 편이었다.

이 유족은 “권씨는 416 가족협의회 활동에는 전혀 참여하지 않았다”며 “협의회와는 상관없이 가족들끼리 조용히 상을 치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일부 유족들은 가까운 친척임에도 권씨가 세월호 사고 유족이란 사실조차 이날 알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또 다른 유족은 “최근 숨진 아들의 여행자 보험금 때문에 전처와 만나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세한 이야기는 (권씨가) 말하지 않아 더는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현재 유족들이 주로 빈소를 지키고 있으며 그외 조문객들은 많지 않은 편이다.

게다가 별다른 조화 장식 없이 제단에는 고인의 영정사진과 위패만 놓여 있어 쓸쓸한 분위기를 더하고 있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자식을 키운 보람을 느끼면서 행복에 젖어드는 5월8일 어버이날은 권씨의 생일이기도 했다.

해체된 가정과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떠나버린 아들의 부재가 더 크게, 더 뼈저리게 느껴졌을 것임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빈소를 찾은 친척이나 친지들 중에서도 유서 한 장 남기지 않은 권씨가 어떤 연유로 세상을 등지기에 이르렀는지 자신있게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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