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반발’ 경남 22개교 급식소 문 닫아

‘학부모 반발’ 경남 22개교 급식소 문 닫아

입력 2015-04-13 17:32
수정 2015-04-1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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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첫 무상급식 시작 거창서 ‘학부모 급식의 날’ 운영

경남도의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대한 반발이 확산하는 가운데 13일 도내 22개교 급식소 운영이 일시 중단됐다.

2007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무상급식이 시작된 거창지역 학부모들이 이날 하루 ‘학부모 급식의 날’을 운영하면서 상당수 학교 학부모들이 동참했기 때문이다.

이날 거창에서는 초등학교 17개교와 중학교 10개교, 고등학교 1개교 등 모두 28개교에서 4천73명이 학교급식을 거부했다.

이 중 21개교는 전교생 학부모가 급식에 나서거나 가사실습 명목으로 학생들이 직접 김밥을 만들어 급식을 대체하면서 급식소가 문을 닫았다.

사천 곤명초교 전교생 51명의 학부모도 이날 점심을 직접 제공해 급식소 운영이 중단됐다.

도교육청은 이날 하루에만 14개 시·군에서 61개교 4천459명이 급식을 거부한 것으로 집계했다.

지난 10일과 비교하면 18개교, 4천3명이 늘어났다.

이날 거창군 웅양초등학교 학부모들은 학교 안에 솥을 걸고 직접 밥을 지어 자녀들에게 식사를 제공했다.

학부모회 소속 어머니 10여 명은 비가 내리자 급식소 옆 비 가림 시설 아래 솥단지 2개 등 조리시설을 갖추고 카레밥을 만들었다.

감자와 오이, 호박, 콩나물 등 음식 재료는 집에 있는 것을 가져왔고 필요한 금액은 십시일반 모았다.

이날 유치원생 14명과 초등학생 47명 그리고 공동급식하는 웅양중학교 학생 30명이 요리한 카레밥을 먹었다.

임순란(40·여) 학부모회장은 “우리가 낸 세금으로 제공하는 무상급식을 되돌려받고 경남도의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항의하려고 솥단지 급식을 계획했다”고 밝혔다.

그는 “무상급식의 올바른 표현은 의무급식이다”며 “의무적으로 복무하는 군대에서 밥을 주듯 의무교육을 받는 학생들에게 밥을 제공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다”고 강조했다.

학부모 고춘남(44·여) 씨는 “시골 학교는 부모들이 아침 일찍 농사일을 나가기 때문에 자녀 도시락을 챙겨주기 어렵고 급식비가 많은 부담이 돼 무상급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학부모들은 항의표시로 ‘의무교육에 의무급식이 답이다’, ‘무상급식은 공짜 밥이 아닙니다. 국가의 기본 의무입니다’ 등 내용의 글을 적은 피켓을 학교 급식소 창틀에 내걸었다.

거창 위천초등학교는 비빔밥, 떡볶이, 김밥, 샌드위치 등 학년별로 다른 메뉴를 정해 학부모들이 미리 준비한 재료로 학생과 교사들이 만들어 먹었다.

혜성여자중학교도 학생들도 학부모들이 교실 앞에 미리 준비해 둔 나물 등을 비벼 교실에서 먹는 등 상당수 학교 학부모들이 동참했다.

도교육청의 학교급식 담당자는 “거창지역 35개 학교 중 28개교에서 이날 급식을 아예 거부하거나 부분급식하면서 급식 거부인원이 급증했다”며 “그러나 14일에는 정상 급식이 이뤄져 급식 거부 인원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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