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산불 잦고 피해 크지만 제대로 진화하기 어려워

DMZ 산불 잦고 피해 크지만 제대로 진화하기 어려워

입력 2015-03-23 17:44
수정 2015-03-23 17:4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원인 ‘오리무중’, 지뢰·정전협정 등 진화에 걸림돌 관련 부처 대응·남북한간 재난재해 협력 강화 필요

비무장지대(DMZ)에선 해마다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 DMZ 산림과 생태계 등에 큰 피해가 발생한다.

특히 일부 산불은 군사분계선(MDL) 남방한계선을 넘어 민간인 주거지역까지 번지며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 뚜렷한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정전협정과 지뢰 등 특수성 때문에 제때 진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정부 당국 간 공동대응 체계와 재해재난 등 비상상황 관련 남북간 협력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23일 전방지역 시·군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비무장지대 화재는 매년 10여 건 있다.

한 군 관계자는 남북한 군사당국이 지난 2001년 비무장지대 희귀 생태계 보전을 위해 긴박하고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불을 놓지 않기로 합의한 이후 줄어들기는 했으나 이후에도 크고 작은 화재가 있다고 밝혔다.

불은 대부분 북측구역에서 발생해 바람을 타고 남쪽으로 번지는 편이다.

23일 MDL 북쪽에서 시작된 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 도라산전망대 인근으로까지 번졌다. 군당국은 “발화지점은 MDL 북방 600m 지점이며 북한군 숙영지 주변 텃밭인 농장에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피해규모가 임야 30만평 이상으로 추정된다. 도라산 전망대 인근은 불길이 잡혔으나 DMZ 내에선 진압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날이 어두워지면 헬기가 철수해야 해 피해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오후에도 강원도 철원군 김화읍 유곡리 DMZ 내에서 자연발화로 추정되는 산불이 발생해 이틀 동안 1.7㎢가량의 산림이 불에 탔다

지난해 10월 28일엔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나흘 만에 꺼졌다.

불은 철원군 동송읍 양지리 비무장지대(DMZ) 남측 야산 8부 능선에서 발생, 주변으로 번지다 사흘 만에 임야 6.1ha를 태운 채 자연 진화됐다.

2005년 4월4일 DMZ 안쪽에서 발생했던 산불은 강풍을 타고 남하하면서 이틀 만에 강원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까지 내려와 마을주민이 대피하는 상황까지 빚어졌다.

DMZ 화재는 자연발화로 추정되는 경우도 있으나 왜 자주 발생하고 원인은 무엇인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각에서는 봄철 북측이 비무장지대 안팎에서 경작지를 만드는 과정이나 시계(視界) 확보를 위한 군사작전 등이 주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불이 나도 소방 장비와 인력의 접근이 쉽지 않고 신속하게 대처하기 어렵다.

정전협정에 따라 유엔사 군사정전위 승인을 받아야 소방을 위한 헬기를 띄울 수 있다. 군사분계선 남쪽에서만 진화 활동이 가능한데다 DMZ 내에선 지뢰밭이 곳곳에 있어 사실상 진화를 포기하고 자연적으로 꺼지기를 기다려야 한다.

군의 한 관계자는 “오늘과 같은 상황에서 산불이 발생하면 그냥 자연소멸 되기를 기다리던가 아니면 남방한계선까지 접근하길 기다렸다가 진화하는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19일 철원 DMZ 화재의 경우 소방 차량이나 헬기 진입이 불가능한 지역이라 군 당국이 맞불을 놓아 가까스로 확산을 막았다. 지난해 10월 철원 양지리 DMZ 남측 야산 8부 능선에서 발생한 화재는 주변으로 번지다 사흘 만에 자연 진화됐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으로 보존가치가 있는 DMZ 자연생태는 물론 민통선 인근지역 주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DMZ 산불과 홍수 등 재난재해에 대비한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관계자는 행정자치부, 국방부, 산림청 등의 공동 대응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 2005년 4월 강원도 DMZ산불 당시 북한 당국의 협조로 분단 이후 최초로 산림청 헬기가 DMZ 안으로 들어가 진화한 바 있다면서 남북한 간 재난재해 분야 협력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애도기간 중 연예인들의 SNS 활동 어떻게 생각하나요?
제주항공 참사로 179명의 승객이 사망한 가운데 정부는 지난 1월 4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습니다. 해당기간에 자신의 SNS에 근황사진 등을 올린 일부 연예인들이 애도기간에 맞지 않는 경솔한 행동이라고 대중의 지탄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한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애도기간에 이런 행동은 경솔하다고 생각한다.
표현의 자유고 애도를 강요하는 것은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