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레고랜드 조성 공사 논란…법적 공방 가나

춘천 레고랜드 조성 공사 논란…법적 공방 가나

입력 2015-01-06 11:30
수정 2015-01-0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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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국민운동본부 대표 2인 ‘공사 금지’ 가처분 신청

강원 춘천시 중도(中島) 레고랜드 테마파크 조성 공사가 한 달 넘게 진행된 가운데 유적지 보존 문제가 법정 공방으로 치닫는 등 논란을 빚고 있다.

’춘천 중도 고조선 유적지 보존 및 개발저지 범국민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는 운동본부 소속 이광원 한민족연구회 상임회장과 김창환 운동본부 사무총장(변호사) 등 2명이 레고랜드 코리아를 상대로 한 ‘공사 금지 및 청동기 유적 이전 금지, 파손 금지 가처분 신청’을 춘천지방법원에 제출했다고 6일 밝혔다.

국학원과 한민족사연구회, ㈔현정회 등 150여 개 역사·민족·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범국민운동본부는 지난해 말 공사 현장을 방문해 문화재 보존 현황을 직접 점검한 바 있다.

이번 가처분 신청은 하중도에서 레고랜드 건설 공사를 진행하는 행위, 청동기 유적인 고인돌 무덤(지석묘) 101기 중 48기를 다른 장소로 이전하는 행위, 집터·방어용 환호 등 청동기(고조선) 시대 유적지를 파손하는 행위 등 3가지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운동본부 관계자는 “1967년 의암댐 공사, 1977년과 1980∼1984년 국립중앙박물관이 실시한 고고학 유적 조사에서 중도가 주요 유적지로 확인됐음에도 문화재청은 중도 개발을 승인, 문화재의 원형 유지를 기본 원칙으로 하는 문화재 보호법과 매장문화재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또 “문화재청은 공청회를 한 번도 개최하지 않은 채 중도 개발을 신속히 허가했다”면서 가처분 신청에 이어 감사원 국민 감사와 행정 소송 등 추가적인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에 춘천시 번영회 등 지역 사회 일부에서는 레고랜드 개발사업에 찬성하고 있다.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 관련 단체 간의 법적 공방과 더불어 보전과 개발을 둘러싼 지역 사회 갈등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한편 운동본부 측은 7일 오후 2시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역사 학자와 시민 단체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춘천 중도 고조선 유적지의 가치와 보전 방안에 대한 학술회의도 연다.

이 자리에는 문화재청 관계자와 춘천지역 시민단체도 발표자로 참석해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운동본부 관계자는 “개발과 보존 문제로 공방을 벌이려는 목적이 아니라 함께 방법을 찾아보자는 취지로 학술회의를 열게 됐다”면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보고 함께 시간을 가지고 검토하면 대안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테마파크 개장을 목표로 지난해 11월 28일 첫 삽을 뜬 레고랜드 코리아 조성 사업은 5천11억원을 투자해 강원 춘천시 중도 129만1천㎡에 세계 최대 규모의 레고랜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문화재 발굴조사 결과 고인돌 101기와 집터 917기 등 청동기 시대 유적 대수가 발견됐으며, 이에 문화재위원회는 사업을 추진하되 유적을 이전 보존하도록 하는 조건부 승인을 내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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