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까지 ‘설상가상’…3년전 ‘구제역 악몽’ 떠올리는 진천

한파까지 ‘설상가상’…3년전 ‘구제역 악몽’ 떠올리는 진천

입력 2014-12-17 00:00
수정 2014-12-1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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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에 바이러스 확산 우려, 방역도 차질…3년전 두달만에 8만마리 매몰

“구제역이 창궐했던 3년 전 겨울 추위도 만만치 않았는데…”

최근 충북 진천에서 구제역이 잇따르 발생하는 가운데 한파까지 몰아치면서 방역 당국과 농가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들에게는 3년 전 겨울 겪었던 구제역 사태가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처럼 다가오고 있다.

2011년 1월 5일 진천에서 처음 발생한 구제역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진천지역에서 사육하던 우제류(발굽이 2개인 소·돼지 등의 동물)의 50%에 달하는 7만9천여 마리를 매몰해야 했다.

당시도 맹추위가 이어진 가운데 2개월간 맹위를 떨치던 구제역은 겨울의 끝 자락인 2월 말에야 겨우 진정됐다.

올해 상황도 3년전과 비슷하다.

지난 3일 처음 구제역이 발생한 뒤 10여일 만인 지난 16일까지 모두 7곳의 양돈농가에서 1만2천901마리의 돼지를 살처분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3년전 구제역 악몽을 다시 떠올리는 이유다.

구제역이 발생한 지 15일째인 17일 진천지역은 영하 11.2도까지 떨어졌다. 18일도 한파가 예보돼 있다.

축산농가들이 바짝 긴장하는 이유는 기온이 낮으면 구제역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더 강하다는 점이다. 구제역이 겨울철에 집중되는 이유다.

더욱이 진천지역에 머물렀던 구제역이 인근으로 확산될 조짐까지 보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6일 충남 천안의 한 양돈농가에서 구제역 의심 신고를 했고, 17일 확진 판정이 나면서 100여마리의 돼지를 살처분하면서 구제역 확산 우려는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방역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차량 등에 뿌린 소독액이 금방 얼어붙고, 소독 호스 등 방역 장비가 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하루 12시간씩 이동통제초소와 거점소독소에 근무하면서 방역활동을 벌이는 공무원 등은 구제역뿐 아니라 한파와 싸우는 형편이다.

추위에 따른 안전사고도 우려되고 있다.

실제 2011년에 1월 방역작업을 하던 공무원이 머리를 심하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주민복지과장 한모씨가 소방호스에 물을 주입하는 과정에서 구겨져 있던 호스가 갑자기 펴지면서 관창(管槍)에 머리를 부딪혀 중상을 입고 40여 일간 병원 신세를 졌다.

진천군의 한 관계자는 “며칠째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차량에 뿌린 소독액이 금방 얼어붙는다”며 “구제역 바이러스 전파력이 약해지도록 기온이라도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진천지역에서는 양돈농가 7곳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16일까지 1만2천901마리의 돼지를 살처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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