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꺼놓고 가족과 함께 두문불출”
‘청와대 문건’ 유출자로 지목된 서울지방경찰청 정보1분실 최모(45) 경위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함께 검찰 조사를 받던 한모(44) 경위에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15일 경찰에 따르면 한 경위는 청와대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지난 12일 기각된 이후 사실상 잠적한 상태다.
당시 검찰은 한 경위를 지난 2월 박관천(48) 경정이 경찰로 원대복귀하면서 서울청 정보분실에 가져다놓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문건을 복사한 인물로 지목했다.
경찰 관계자는 “한 경위는 현재 가족과 함께 모처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휴대전화도 꺼진 상태이고 가끔 부인을 통해 연락이 닿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한 경위는 순경 출신으로 보안, 외사쪽 부서에서 근무하다가 올해 처음 정보 관련 업무를 맡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정신적 충격과 스트레스로 지난 12일부터 사흘간 강동구 길동의 한 한방병원에 입원했다가 언론 취재가 시작되자 퇴원해 다른 병원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한 경위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는 점을 들어 평소 다니던 강남구 압구정동 소망교회에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검찰은 한 경위가 복사한 문건을 최 경위가 언론사 등에 유출한 것으로 봤지만 최 경위는 자신이 아니라 박 경정이 언론사에 문건을 유포하고 다녔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최 경위는 결국 13일 경기도 이천시 고향집 부근에서 문건 유출자로 지목돼 억울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최 경위는 유서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한 경위를 회유했음을 암시했고, 지난 11일 영장실질심사에서도 체포전인 8일 민정수석실에서 파견된 경찰관이 한 경위에게 ‘혐의를 인정하면 선처해줄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한 경위는 평소 내성적인 성격으로 알려졌다”면서 “최 경위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만큼 현재 극도의 부담감에 시달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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