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리스트가 도심 한복판 야구장 공격한다면

테러리스트가 도심 한복판 야구장 공격한다면

입력 2014-12-09 00:00
수정 2014-12-09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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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교수 주도 ‘테러공격·자연재해의 경제영향’ 발간

‘테러범이 야구장을 공격한다면, 이륙하는 항공기가 격추된다면, 전염병이 온 나라에 퍼진다면… 그 경제적 손해는 얼마나 될까.’

다소 뜬금없지만 상상만으로도 섬뜩한 질문의 답을 6년 넘게 탐구해 온 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책으로 나왔다.

8일 성균관대에 따르면 이 대학 행정학과 박지영 교수는 해리 리처드슨 전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대 공공정책학부 교수와 함께 지난달 말 ‘테러 공격과 자연재해의 국가경제 영향 분석’(National Economic Impact Analysis of Terrorist Attacks and Natural Disasters)이라는 영문 편저서를 발간했다.

책에는 미국 도심에 있는 놀이공원, 공항, 대형 스포츠 행사장 등지에서 벌어지는 테러 공격은 물론 허리케인이나 토네이도 등 자연재해가 일어난 상황을 가정하고 피해국이 안게 될 경제적 영향을 분석한 내용이 담겼다. 국내에는 내년 1월 발간될 예정이다.

미국 국토안보부(DHS)로부터 용역을 받아 수행된 이 연구에는 박 교수가 주도적으로 개발한 ‘NIEMO’(National Interstate Economic Model)라 불리는 지역 간 경제모형 분석기법이 활용됐다.

한국인 교수가 연구를 주도적으로 이끈 것이 우선 관심을 끌지만, 한국을 포함한 지구촌 곳곳이 대형 사건·사고로 몸살을 앓는 상황에서 단순 피해뿐 아니라 향후 그 지역사회에 미칠 파급 효과까지 추산한 것은 학계에서 첫 시도다.

박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만 하더라도 9·11 테러 같은 일이 벌어진 적은 없지만 세월호 참사와 태안 기름유출 사건 등 잇따라 국가적인 차원의 피해가 발생해 이에 대한 정량적 분석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아직도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현장에 나가 피해를 주먹구구로 조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는 미국 내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을 가정해 이뤄진 연구이긴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관련 예산을 책정할 때 그 근거가 되는 가이드라인을 제공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미국의 한 시내 공항에서 이·착륙하는 항공기가 근거리에서 발사된 테러리스트의 ‘휴대용 방공무기 시스템’(MANPADS) 공격을 당하면 향후 2년간 해당 지역 사회가 최대 3천900억 달러(한화 434조원) 상당의 경제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반면 방어기재를 구축하는 데는 이 예상치의 10분의 1 정도의 재정만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예산 투입이 필요하다는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해 준 셈이다.

또 가족 단위 방문객으로 가득 찬 미국 캘리포니아 시내에 있는 한 놀이공원에서 대표적인 비인도 무기인 확산탄(Cluster Bombs)에 의해 테러 공격이 발생할 경우 인명피해뿐 아니라 총 250억 달러(한화 28조원) 상당의 경제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이 피해 추산 금액에는 테러 공격으로 인해 해당 놀이공원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고, 나아가 지역의 관광산업 피해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포함됐다.

박 교수는 “어떤 국가도 테러나 자연재해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향후 그 지역경제에 미칠 파급 효과까지 고려해 대비해야 한다”며 “이번 연구를 시작으로 국가적으로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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