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제보자 박씨는
‘정윤회씨 국정 개입 문건’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8일 해당 문건을 작성한 박관천 경정에게 정씨와 이른바 ‘십상시 모임’ 등을 최초 제보한 것으로 지목한 지방국세청장 출신 박모(61)씨에 대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TK(대구·경북) 출신인 박씨는 7급 국세 공무원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 요직을 두루 거친 뒤 지방국세청장 자리까지 올랐다. 현재 한 세무법인의 회장 겸 대표세무사로 일하고 있으며 대기업 2곳의 사외이사도 맡고 있다. 이른바 십상시 모임의 구성원으로 전해진 청와대 비서관 중 한 명과 친분이 두텁다고 알려져 기업들이 사외이사 영입 쟁탈전을 벌였다는 후문이다. 문건에서 모임의 연락책으로 언급됐으며 이날 함께 조사를 받은 김춘식 청와대 행정관과는 대학 동문 사이다.
경찰 간부들을 다수 배출한 D대 출신이라 경찰 인맥도 탄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당시 국세청 내 ‘정보통’으로 평가받았다. 같은 TK 출신인 박 경정과는 경찰 인맥을 통해 교류하며 각종 정보를 교환하는 등 친분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 경정에게 정보를 제공했다고 의심받는 인물은 여러 명이었다. 모임에 참석한 청와대 관계자 A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가 하면, 전직 검찰 간부도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가장 유력했던 인물은 정씨와의 친분을 과시했다고 문건에 적힌 기업인 K씨다. 그는 육영재단 한 임원의 처조카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각종 진술과 휴대전화 기록 등을 분석해 박씨를 제보자로 점찍었다. 검찰 관계자는 “100% 단정 지을 순 없지만 박 경정에게 정보를 제공한 제보자는 박씨 외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14-12-09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