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성소수자, 목소리 커진다

대학가 성소수자, 목소리 커진다

입력 2014-11-24 00:00
수정 2014-11-24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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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강의 중 혐오 발언 → 학생들, 동아리 페북에 제보 → 공식 사과 요구 등 체계적 대응

지난 5월 고려대 교양 강의 중 A교수는 “동성애는 미성년자에게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또 반복적으로 동성애자를 ‘호모’라고 지칭했다. 강의를 듣던 학생 한 명이 교내 성소수자 동아리인 ‘사람과사람’에 제보했다. 사람과사람은 해당 교수에게 공식 사과를 요청했고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 냈다.

대학가의 성소수자 동아리들이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23일 고려대 사람과사람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9월부터 이른바 ‘퀴어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메일과 페이스북 등을 통해 문제가 될 만한 교수와 강사 등의 발언을 제보받아 공식 사과와 시정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모니터링 담당 정모(23)씨는 “지난 5월 교양 강의 중 성소수자 차별 발언을 계기로 시작하게 됐다”며 “아직 제보가 쏟아지지는 않고 있지만 모니터링의 존재만으로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의 성소수자 동아리인 ‘변태소녀 하늘을 날다’도 ‘다양성 하이(High)’라는 이름으로 이성애 중심 발언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서울대 ‘큐이즈’(QIS) 또한 2012년부터 ‘속마음셔틀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강의 중 성소수자 차별·혐오 발언을 찾아내 적극적으로 사과나 시정을 요청한다. 몇 년 전과 달리 성소수자 동아리들이 이처럼 직접 나서는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사회적 감수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김조광수씨의 동성결혼이 화제로 떠오르는 등 사회적으로 성적 지향이 다른 이들에 대한 인정과 인권 감수성이 높아지면서 성소수자 동아리가 더 활발히 활동하는 토양이 됐다”고 말했다.

성소수자 모임의 대학사회 내 위상이 높아지는 추세와도 무관하지 않다. 지난 9월 한양대의 ‘한양 성적소수자 인권위원회’는 중앙동아리에서 총학생회 내 자치기구로 격상되면서 재정 및 공간 지원을 받게 됐다. 이화여대와 서강대에 이어 서울시내 대학 중 세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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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2014-11-2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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