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위 “더 늦어지면 진상규명 더 멀어져”
세월호 참사 201일째인 2일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가 세월호특별법 여야 합의안을 사실상 수용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그동안 세월호 진상조사위원회에 기소권과 수사권을 부여하지 않는 특별법안을 반대해온 가족대책위가 입장을 바꾼 데에는 법안제정이 시급하다는 판단이 깔려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도 특별법 합의안은 외부 압력으로부터 독립된 수사를 보장하기에 한계가 있는 등 미흡한 만큼 추후 법개정 운동에 나설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이날 오후 8시 30분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경기도미술관 1층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31 합의안’이 지닌 적지 않은 한계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양당의 지난한 합의과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여야가 합의한 법안을 찬성하거나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는 없으나 특별법이 통과되어야 한다는 현실을 수용하는 것”이라며 사실상 법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음을 시사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특별법 제정이 늦춰질수록 세월호 사고에 대한 조사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있다.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이 더 늦어지면 진상규명은 더 멀어질수도 있다”며 “일단 시작하고 진상규명 과정에서 (특별법을)바로잡아 나가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다”고 설명했다.
대책위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특별법 제정 후 진상조사위 운영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법 개정운동을 펼쳐나가겠다는 입장도 이러한 배경에서 도출된 계획으로 분석된다.
이외에 여야합의 노력을 더는 외면하기 어렵다는 여론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유 대변인은 “여야 간 합의 노력도 존중한다”며 “여야는 유족과도 최근 한달 동안 공개 또는 비공개 형식으로 대화를 충분히 했다”고 전했다. 이어 “대화 과정에서 안받아들여지는 것도 있지만 일부는 받아들여진 것이 이번 합의안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대책위는 합의안의 한계와 문제점을 지적하며 향후 보완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대책위는 진상조사위의 조사대상인 정부와 책임을 공유하는 여당이 위원회의 부위원장겸 사무처장을 결정하도록 한 것은 위원회 조사활동에 큰 장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지조사에 대해 ‘기관’과 ‘단체’를 빼고 ‘장소와 시설’로 한정해 관련 부처에 대한 조사가 가능한지를 두고 다툼이 있을 가능성도 지적했다.
특히 진상조사위 조사거부시 과태료 3천만원의 강제조항이 과태료 1천만원으로 축소돼 강제력이 약화될 우려도 있다는 입장이다.
대책위는 이 같은 한계점을 개선해 특별법 합의안 의결일인 7일까지 보완해줄 것을 여야에 요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