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포럼…”전문성 갖춘 정년 공무원 재고용 대안”
현 공무원 제도가 계급제 중심의 인사와 순환보직 관행에 가로막혀 새로운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박찬우 전 안전행정부 1차관은 30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행정대학원에서 ‘국가발전과 공직사회의 혁신’을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현대사회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전문성, 협상조정능력, 현장대응능력이 필요한데 현재 공무원 집단은 전문 인력이 크게 부족한 형편”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박 전 차관은 “공무원은 최소 1∼2년에 한 번씩 순환보직으로 다른 자리에 전보되고 비는 자리가 생기면 자격요건과 무관하게 전보로 충원한다”며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을 때 재난부서의 전문성이 도마 위에 올랐는데 이 역시 순환보직 인사시스템 아래서 발생한 문제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직 공무원 비중을 줄이고 기술직 등 전문직으로 늘리는 방향으로 조직 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으며 민간경력직과 계약직 외부 전문가 채용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전 차관은 이외에도 ▲ 국정운영이 국가 발전을 위한 전략과제보다 당면 현안에 매몰된 점 ▲ 부처 간, 중앙과 지방 간, 정부와 국민 간 공유와 소통 부재 ▲ 통제 지향적 정부조직 관리 등을 문제로 꼽았다.
권혁주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공무원 인사제도를 개선하면 최근 논란이 되는 공무원 연금의 재정 안정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권 교수는 “공무원 연금의 재정 안정화를 위해서는 수급개시 연령의 상향조정과 이에 따른 정년연장 고려가 필수적이지만, 공무원의 정년을 일괄적으로 높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정년이 된 공무원 중 전문성과 능력을 갖춘 고령자를 재고용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문제는 현재의 계급제 중심 인사체제에서는 이런 식의 고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전문성을 중심으로 하는 직위분류제를 확대 운영해 고령이 돼도 계급과 상관없이 전문분야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