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경찰청 정보공개청구 결과
최근 3년간 경찰이 사들인 디지털카메라 5대 중 4대 정도가 캐논·니콘 등 일본 제조사 제품으로 나타났다. 국내 유일의 디지털카메라 제조사인 섬성전자 제품의 비중이 10% 정도에 그쳤고 비중도 해마다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구입 대수 기준으로는 일본 캐논이 722대(34.5%)로 가장 많았고 삼성전자(674대·32.2%), 니콘(354대·16.9%), 소니(269대·12.9%) 순으로 나타났다. 구입 금액 기준으로도 캐논이 1위를 차지했다. 경찰은 지난 3년간 7억 9590만원(50.0%)어치의 캐논 카메라를 구입했다. 이어 니콘(4억 5127만원·28.4%), 삼성전자(1억 7295만원·10.9%), 소니(1억 5001만원·9.4%) 순이다.
한 대에 600만원 이상인 고가 카메라도 숱했다. 인천경찰청은 지난해 캐논의 1DX 기종을 695만 730원에, 서울경찰청은 2011년 니콘의 D3S를 600만원에 샀다. 한 대당 가격을 보면 삼성 카메라는 25만 6610원으로 12개 제품 중 밑에서 두 번째다. 경찰에서 삼성카메라가 첨단 수사용이 아닌 일반 행정용으로 취급받는다는 걸 알 수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수사용이나 불법 시위 감시용이어서 정밀촬영이 가능한 일제 DSLR의 구매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경찰 측 설명에 삼성전자는 억울해한다. 2010년부터 출시하고 있는 NX시리즈는 중급 DSLR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출시된 ‘NX1’은 2820만 화소에 0.055초 속도의 오토 포커스, 8000분의 1초 속도의 초고속 셔터 스피드 등 스펙은 고급 DSLR 못지않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미러리스는 경쟁사의 고성능 DSLR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데 우리나라 경찰이 굳이 일본 카메라 구입을 고집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2014-09-23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