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헌 결정난 ‘차벽’ 남발… 인권 무시하는 경찰

위헌 결정난 ‘차벽’ 남발… 인권 무시하는 경찰

입력 2014-09-01 00:00
수정 2014-09-01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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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특별법 촉구 광화문집회 버스로 에워싸고 해산명령 내려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집회 현장과 유가족 농성장을 경찰이 ‘차벽’(버스로 특정 장소나 시위대 봉쇄)으로 차단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2011년 ‘차벽 설치’는 헌법에 어긋난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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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2011년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이라고 결정이 난 ‘경찰 차벽’을 농성장에서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하던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둘러싼 경찰 버스 모습.
경찰이 2011년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이라고 결정이 난 ‘경찰 차벽’을 농성장에서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하던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둘러싼 경찰 버스 모습.
지난 30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와 국민대책위원회가 ‘특별법 제정 촉구 국민대회’를 열었다. 이날 경찰은 4000여명(경찰 추산 2000여명)이 모인 광화문광장을 차벽으로 봉쇄했다. 그리고 30개 중대 2400여명의 병력을 투입해 집회를 감시했다. 또 미신고 집회라며 해산 명령을 내렸다. 이에 대책위는 “서울시로부터 광화문광장 정식 사용 허가 공문을 받았다”며 집회를 강행했다.

앞서 지난 25일에는 광화문광장까지 행진한 서울대·경희대 학생 500여명 중 일부가 청와대 쪽으로 향하자 100여대의 경찰버스를 동원해 가로막기도 했다.

경찰은 세월호 유가족이 농성을 시작한 지난 22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을 경찰버스 10여대로 포위했다. 가족들은 “범죄자 취급하느냐”며 반발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항의가 잇따르자 지난 26일부터 차벽 일부가 사라졌다. 현재 낮에는 경찰버스 한 대만 주민센터에서 대기하고 밤에는 다시 차벽이 설치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인 2009년 6월 경찰이 서울광장을 차벽으로 둘러싸 시민 통행을 막은 것과 관련해 헌재는 “극단적인 조치로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 것이다. 불법 집회 가능성이 있다 해도 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는 최소한 범위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했지만, 경찰은 이후에도 시국집회 및 시위에 종종 차벽을 세웠다. 권영국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세월호 특위 위원장은 “차벽 설치는 위헌인 것은 물론 형법상 직권남용과 도로교통법 위반”이라며 “민변 차원에서 대응팀을 꾸려 법적 대응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이 한꺼번에 뛰쳐나오면 종로와 광화문 일대에 교통 대란이 일어난다”며 “집회에 참가하지 않은 일반 시민들의 통행권을 보장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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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2014-09-0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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