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피해에도 보상 못 받는 하천부지 농민들 ‘막막’

침수피해에도 보상 못 받는 하천부지 농민들 ‘막막’

입력 2014-08-29 00:00
수정 2014-08-2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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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기록적인 폭우에 부산시 강서구 225만㎡ 농지가 물에 잠긴 가운데 하천부지에서 농사를 짓다가 침수피해를 본 농민들이 보상을 받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강서구 대저1·2동, 강동동의 비닐하우스와 농지는 25일 시간당 130㎜가 넘는 집중호우로 침수피해를 당했다.

벼는 물론이고 상추, 시금치, 부추, 쑥갓, 열무, 배추 등 엽채류 농작물이 12시간 이상 물에 잠겼다.

현재 강서구가 피해규모를 산정하고 있는데 최소 수십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추석 대목 전 수확을 앞둔 상태에서 농민들은 사실상 1년 농사를 망치는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하천부지에 농사를 짓다가 물폭탄을 맞은 농민들은 보상조차 못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하천법상 하천부지에는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돼 있기 때문이다.

이번 폭우 탓인 침수 피해 대부분이 서낙동강, 평강천, 맥도강 등 낙동강 지류와 인접한 하천부지에 집중됐다.

강서구는 수십 년 전부터 농사를 지어온 농민들에 한해 예외적으로 2년마다 사용료를 받고 하천부지 사용을 허가해왔다.

그러나 이번과 같은 대규모 침수피해는 처음이라 농민과 강서구 모두 당황하고 있다.

현재 강서구에서 농지로 사용되는 하천부지는 모두 97만5천600㎡에 이르며 상당 부분이 침수 피해를 봤다.

강서구 대저동 하천부지 1만6천500㎡에 상추와 얼갈이배추 등을 재배하는 최모(53·여)씨는 “10여 년간 농사를 지었지만 침수로 1년 농사를 망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런데 하천부지라는 이유로 보상조차 받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강서구 관계자는 “하천구역은 원래 강물이 들고나는 곳인데 이곳에서 농사를 짓다가 침수피해를 봤다고 보상해주는 것은 형평성이 어긋난다고 판단된다”며 “정확한 피해금액을 산정하고 나서 보상 여부를 재검토하겠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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