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실 앞 국회 관계자·수사관·취재진 몰려 아수라장
검찰이 21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 의사를 밝힌 여야 현역 의원 5명에 대한 강제구인 절차에 착수하자 국회는 긴장감 속에 긴박하게 움직였다.서울중앙지검과 인천지검의 검사와 수사관들은 이날 오전 9시께부터 강제구인 대상 의원들이 머물던 것으로 알려진 국회 의원회관에 나와 의원들의 동향을 살폈다.
국회 관계자들과 취재진도 각 의원 사무실 앞과 2층 현관에 몰려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검찰은 먼저 오전 10시 10분께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 의원 사무실을 찾아 강제구인을 시도했다.
닫힌 사무실 문을 수차례 두드리자 10여분 뒤 문이 열렸고, 수사관들이 사무실 안에 들어가 수색했지만 신 의원은 부재중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재윤 의원 사무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잠깐의 대치 끝에 수사관들이 김 의원 사무실로 진입했지만 역시 김 의원은 사무실에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에 대한 구인영장 집행에도 나섰으나 역시 박 의원의 부재로 불발됐다.
다른 의원들에 대한 강제구인 시도 사실이 알려지자 재실 중으로 확인된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 사무실 앞에는 국회 관계자들과 취재진이 더욱 몰려 긴장감이 고조됐다.
오전 10시 40분께는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진성준·조정식 의원이 신 의원의 사무실에 들어가 대화를 나눴다.
10분여뒤 사무실 밖으로 나온 조정식 의원은 “신 의원이 법원에 영장실질심사 연기 요청을 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출석하겠다고 했다. 출석 의사를 밝힌 만큼 강제구인은 맞지 않다는 것이 신 의원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신 의원이 오전 11시께 의원실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기신청이 거부되면 영장실질심사에 응하겠다”고 밝힌 지 10여분만에 검찰이 구인영장을 제시하며 들이닥치자 국회관계자와 취재진이 뒤엉켜 아수라장이 됐다.
신 의원 측은 잠긴 문을 열어달라는 검찰의 요구에도 묵묵부답으로 대치하다 20여분 뒤 변호사를 통해 문밖에 몰린 취재진이 빠지면 자발적으로 나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신 의원을 만나고 나온 새정치민주연합 최원식 의원은 “정상적으로 출두하기로 했는데 지금 이렇게 잡아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검찰에 항의하기도 했다.
낮 12시 30분께 신 의원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나온 검사는 “구인장을 집행하려 했는데 의원이 강하게 출석을 약속하고 있으니 믿고 가겠다. 신 의원이 오후 3시 50분까지 법원에 오면 법원 앞에서 구인영장을 집행하겠다”고 밝힌 뒤 수사관들과 함께 현장에서 철수했다.
현재 새누리당 조현룡 의원 사무실은 조 의원이 부재중인 상태에서 문이 굳게 닫힌 채 창문마저 블라인드로 완전히 차단됐다.
한 검찰 관계자는 “조 의원이 국회 밖으로 나갔다는 이야기와 관련, CCTV를 확인해 동선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본인 명의와 차명 휴대전화의 전원을 모두 꺼놓고 몸을 피한 것으로 알려져 현재 검찰이 연고지를 수색해 소재를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