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선만 시켰어도”…세월호 현장지원 선박들 ‘한숨’

“퇴선만 시켰어도”…세월호 현장지원 선박들 ‘한숨’

입력 2014-08-21 00:00
수정 2014-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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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 재판 증인 출석해 “탈출만 했으며 모두 실을 수 있었다”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뭣 때문에 승객들을 탈출시키지 않았는지 의아스럽습니다.”

세월호 승무원들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주변 선박 관계자들은 “퇴선만 했으면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세월호 인근에 있던 2천700t급 유조선 둘라에이스호 선장 문모(62)씨는 “유조선은 세월호 승선자(476명)를 갑판 등에 모두 수용할 수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문씨는 사고 당시 세월호에 “맨몸으로 하지 말고 라이프링(구명환)이라도 착용해서 탈출시키세요. 빨리”라고 말하는 등 일곱 차례 퇴선을 유도하는 교신을 했던 당사자다.

문씨에게 답한 것인지 불분명하지만 세월호에서는 공용채널을 통해 “탈출하면 모두 구조될 수 있느냐”는 물음만 돌아왔다.

문씨는 “승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면 선원은 어떻게 조치해야 하느냐”는 검사의 질문을 받고 “복원력을 상실했다고 판단하면 주변에 구조요청을 전파하고 바로 퇴선조치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25년 운항경력을 가진 그는 “선장에게는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는 지휘명령권이 있으니 정확한 판단으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이준석 선장을 에둘러 비판하고 이번 사고와 관련해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쉽고 안타깝다. 뭣 때문에 탈출시키지 않았는지 의아스럽다”고 말했다.

4.4t 어선을 타고 구조 지원을 나갔던 어민 장모(34)씨는 “사촌 동생이 타고 나간 어선을 포함해 두 척이 100여명은 태울 수 있었다”며 “도착했을 때 세월호 주변에 부유물이 떠있고 선수, 선미에 아무도 타고 있지 않은 듯 조용해 모두 구조된 것으로 알았다”고 증언했다.

전남도 어업지도선 항해사 박모(44)씨는 “세월호 승객이 갑판에 나와 있거나 바다에서 표류했다면 주변 어선이나 고속 단정 등이 충분히 실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주변의 배들이 구조활동을 하지 않고 123정과 헬기만 승객들을 구조하고 있어 승객은 없고 승무원들만 여객선에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퇴선 조치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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