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박스’ 주사랑공동체 11년 만에 새둥지

‘베이비박스’ 주사랑공동체 11년 만에 새둥지

입력 2014-08-18 00:00
수정 2014-08-18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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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동 이사…베이비박스는 난곡동에 남겨 ‘일시보호소’ 신청

국내 최초의 ‘베이비박스’로 유명한 주사랑공동체가 11년 만에 공동체 가족을 위한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았다.

주사랑공동체가 새 둥지를 튼 곳은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145㎡ 남짓한 방 3개짜리 건물.

주사랑공동체 이종락 목사는 18일 “아이들이 그토록 바라던 방과 책상, 침대를 마련해줘 행복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주사랑공동체 구성원은 2003년부터 관악구 난곡동 2층짜리 다세대주택을 개조한 99㎡ 넓이의 사택 겸 교회에서 생활해왔다.

그러나 이 목사 부부가 입양하거나 후견인을 맡은 아이들 19명이 점점 커가면서 비좁은 공간에서 함께 생활하기가 점점 버거워졌다.

이 목사는 “친구 집에 놀러 갔다 온 아들이 ‘왜 저는 제 방이 없어요’라고 물을 때 마음이 아프면서도 좀 더 넓은 공간으로 옮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새로운 생활터를 찾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중증 장애인 3명을 포함한 21명 대가족이 살 장소를 구하기 어려웠고, 교외에 장애인 시설을 설립해 들어가려고도 했지만 주민 반대로 공사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시흥동 내 7층짜리 건물 안에 있는 한 교회가 이전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 목사는 적지 않은 대출까지 받아가며 지난달 말 이곳으로 들어왔다.

이 목사는 건물의 6층은 교회, 7층은 사택으로 사용하기로 하고 장애가 있거나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 7명을 먼저 데려왔다. 내년 초 돈이 더 마련되면 3∼4층을 사택으로 꾸며 나머지 12명도 함께할 계획이다.

이 목사는 “거의 후원금으로 생활하는 형편이라 재정 여유가 없지만, 아이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면 이를 마다할 부모가 어디 있겠느냐”고 했다.

다만, 베이비박스는 고심 끝에 난곡동 기존 장소에 두기로 했다.

이미 대외적으로 알려져 찾는 이가 많은데다 입양업무 등을 처리하는 담당 구청이 바뀌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베이비박스를 공식적인 영유아 일시 보호소로 지정받아 좀 더 전문적으로 운영해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두 집 살림’을 감수한 이유다.

일시보호소는 영유아를 보호·치유하면서 입양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하는 기관으로, 서울에는 사단법인 대한사회복지회가 운영하는 ‘서울영아일시보호소’가 있다.

이 목사는 지난달 베이비박스를 일시보호소로 지정받고자 서울시와 상담했다.

그러나 베이비박스가 영유아 유기를 조장한다는 일각의 비판여론 탓에 시로부터 허가가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베이비박스에는 월 평균 25명의 아기가 버려진다.

이 목사는 “버려지는 아기가 증가한 것은 친부모의 출생신고를 의무화한 입양특례법 때문”이라며 “베이비박스 비판 이전에 법의 허점을 개선하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그는 “조만간 보건복지부에 일시보호소를 정식 신청하고 거절당해도 계속 설득하겠다”며 “입양특례법 개정 운동도 꾸준히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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